한국과 미국이 제46차 한미 안보협의회(SCM)에서 한미연합사령부와 미 2사단 210화력여단의 한강이북 잔류에도 합의함에 따라 주한미군 재배치 계획인 용산기지이전계획(YRP)과 연합토지관리계획(LPP)의 부분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가 2002년과 2004년에 각각 체결한 용산기지이전계획과 연합토지관리계획에 따르면 서울 도심의 9개 미군기지와 미 2사단은 2016년까지 모두 평택으로 이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번 합의로 연합사와 미 2사단 210화력여단은 현재 위치인 용산기지와 동두천의 캠프 케이시에 각각 당분간 남게 됐다.
국방부 관계자는"국지도발과 전면전 등 위기상황에서 연합사가 우리 국방부 및 합동참모본부와 유기적으로 협조하려면 전작권 전환 때까지는 기존 용산기지에 남는 것이 바람직하다는데 한미가 공감했다"고 말했다.
이날 한미가 합의한 전작권 전환조건에 따르면 전작권 전환시기는 2020년대 중반으로 예상된다.
전작권을 행사하는 연합사령관은 한미 양국의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이 합의한 지침과 지시를 받아 한미연합군을 작전통제하기 때문에 연합사가 우리 군 수뇌부와 가까운 위치에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에따라 일단 용산기지 내 연합사가 사용중인 핵심 시설은 전시작전권 전환 때까지 연합사가 계속 이용하게 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연합사의 본부기능은 현재 위치에 남는다"며 "이에 따라 용산기지 메인포스트에 있는 연합사 본부 건물(화이트 하우스)과 작전센터(CC서울), 미 8군사령부 건물이 위치한 필수 부지는 반환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210화력여단의 한강이북 잔류에 대해서는 "대화력전은 전쟁 초기 국가의 생존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기능이기 때문에 한미 연합군의 대화력전 수행능력을 약화시킬 수 없다는 점에 한미가 공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연장로켓(MLRS)과 전술지대지(ATACMS), 신형 다연장로켓 발사기(M270A1) 등으로 무장한 210화력여단은 북한이 전면전을 감행하면 북한군의 장사정포와 방사포 진지 등을 무력화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따라서 평택으로 이전하면 전쟁 초기 임무수행에 지장을 받게 된다는 지적이 주한미군 기지 평택 이전 계획이 발표될 당시부터 제기됐었다.
군의 한 관계자는 "평택에 있는 210화력여단이 역할을 수행하려면 한강이북으로 전개돼야 하는데 전쟁 초기 도로사정을 고려하면 여의치 않을 수 있다"며 "따라서 한국군의 대화력전 수행능력이 보강될 때까지 잔류토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는 210화력여단의 평택 이전시기를 한국군 야전부대에 차기다연장 실전배치가 마무리되는 2020년으로 조정했다.
이 관계자는 "내년부터 전력화가 시작되는 차기다연장은 210화력여단이 보유한 장비보다 사거리와 화력 면에서 더 우수하다"며 "2020년이 되면 한국군 화력부대가 210여단의 전쟁 초기 대화력전 능력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