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김종엽 기자] 국민·우리·기업은행 등 국내은행의 일본 도쿄지점 부당대출 자금 규모가 67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은행 도쿄지점장들이 연루된 불법 대출 규모는 애초 50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으나, 금융감독원과 일본 금융청의 검사 과정에서 추가로 드러나면서 규모가 늘어난 것이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한국계은행 동경지점 검사 요약사항'에 따르면 국민·우리·기업은행의 불법대출 총액은 684억6700만엔(약 6733억원)이다. 당초 알려진 것은 국민은행의 5000억원대 규모 부당대출이었으나 이번 감사로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의 1천9백억원 규모가 새로 드러난 것이다.
국민은행의 경우 ▲기한연장 부적정(162건) ▲타인명의 분할대출(158건) ▲담보사정가격 대비 과다대출 취급(126건) 등으로 244건, 490억1000만엔(약 4819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을 집행했다.
기업은행은 ▲시설자금대출 지급업무 소홀(31건) ▲지점장 관련 여신 부당취급(7건) 등으로 61건, 64억5700만엔(약 635만원)을 부당대출했다. 우리은행도 약 130억엔(1278억원)의 부당대출이 확인돼 금감원의 심의절차가 진행 중이다.
한편 기업은행은 2005년부터 2012년까지 매년 1회, 총 7차례 자체 검사를 실시했으나, 2006년부터 발생한 부당대출을 적발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금감원이 그 동안 금융회사 해외점포에 대해 관리감독을 해왔는데도 이러한 부당대출이 발생한 것은 감독 소홀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그냥 덮기에 급급한것이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영환 의원도 "국격을 떨어뜨리고 금융의 부끄러운 자화상을 드러낸 것"이라며 비판했다.
이처럼 대규모 부당대출이 벌어지는 데도 금융 당국이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다만 금융 당국은 애초 파악했던 부분이라며 감독소홀 책임을 부인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의 경우 언론에 알려졌던 숫자가 실제보다 작았기 때문에 늘어나 보이는 것"이라며 "원래 파악하고 있던 액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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