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김종엽 기자] 자금난을 겪고 있는 동부제철이 경영정상화를 위한 시동에 나섰다. 이와 관련해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동부제철 채권단과 동부제철 경영정상화 계획 이행을 위한 약정(MOU)을 체결하고 동부제철 내 모든 직위에서 물러난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23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채권단과 동부제철 경영정상화계획 이행을 위한 약정서를 체결하고, 동부제철의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려고 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원료자립의 숙원을 실현하고,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의 철강 산업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전기로제철 사업을 성공시키려고 했던 동부제철의 꿈은 잠시 좌절됐다"면서도 "여러분들은 각자 맡은 위치에서 동부제철의 비전인 '경쟁력 세계 제일의 제철회사'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그동안 동부제철의 냉연 사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전기로제철 사업의 성공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해 주셨던 여러분들의 노고를 결코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저 역시 그동안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지원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 왔다"며 "회사의 차입금 1조3000억원에 대해 개인보증을 서고, 저의 전 재산을 담보로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록 지금은 여력이 없어 동부제철을 도울 수 없지만, 언제라도 여건이 허락되면 저의 모든 것을 바쳐 동부제철과 여러분을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동부그룹 계열사의 모든 임직원들도 멀지 않은 시일 내에 동부제철이 자율협약을 졸업하고 경영이 정상화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으며, 동부제철을 돕기 위해 앞으로 최선을 다하리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우리 모두가 어려운 길에 서 있지만, 미래는 꿈과 이상을 가지고 준비하는 자의 것"이라며 "대한민국 철강 산업의 미래가 동부제철에 달려있다는 자긍심을 갖고 계속 정진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불굴의 의지와 노력으로 오늘의 어려움을 내일의 희망으로 바꿔나가기를 다시한번 간곡히 당부 드린다"고 덧붙였다.
동부제철은 경영정상화 약정을 체결함에 따라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간다. 동부제철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동부제철 회생을 위해 6천억원의 신규자금을 투입하고 채무상환 유예하며 530원 규모의 출자 전환에 나선다. 이와 함께 동부제철 김준기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이 100대1로 차등 감자해 김 회장의 경영권을 상실시켰다.
동부제철 채권단은 약정 체결에 따라 신규 지원 예정자금 가운데 일부를 24일부터 지원할 방침이다.
동부제철은 최근 유동성 부족으로 임직원 급여를 절반만 지불했으며 전기요금을 체납해 지난 17일 한국전력으로부터 당진공장 단전 통보를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