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한국교회언론회] 지난 15일 서부전선 김포에 있는 애기봉의 십자가 등탑이 철거되었다. 이는 국방부가 안전 진단 결과, 붕괴의 우려 때문에 철거하였다고 한다. 애기봉 십자가 등탑은 1971년에 세워진 이후, 무려 43년 동안 전방 지역의 성탄절 점등 행사의 명물로 널리 알려져 있고, 북한 주민들에게 희망을 주던 명소로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던 것이 노무현 정권 시절,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군사분계선 지역에서 선전활동을 중단한다는 명목으로 점화를 못하게 하였다가, 2010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다시 점등하는 등의 우여곡절이 있었다.
그러나 등탑이 노후하여 보수한다든지 하는 조치가 아닌, 그 자체를 철거한 것은 분명히 문제라고 본다. 이에 대하여 국방부에서는 해당 부대의 결정이라는 것과 차후의 계획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이 시설물은 지금까지 민간인 차원에서, <종교의 자유>에 따라 우리 군 장병들과 북녘의 동포들에게 희망을 줘온 것인데, 이를 여론수렴도 없이 일방적으로 철거한 것은 <종교의 자유>에 대한 침해로 본다.
북한도 대외적으로 종교의 자유를 천명하고 있는데, 우리 국토에 종교 시설물을 세운 것이 뭐가 그리도 문제가 된다는 것인지, 정부의 태도를 이해하기 어렵다. 따라서 애기봉의 등탑은 다시 세우는 것이 마땅하다.
이번 사건에 대하여 일부 언론들은 북한의 고위층 인사들과의 접촉 등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하여 정부는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정부가 앞장서서 반 기독교적인 행태를 보일 것인가?
만약 어설프게 북한 입장만을 고려하여 철거한 것이라면, 이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한다. 애기봉은 단순히 낡은 철 구조물이 아니라, 종교를 통한 인류애와 평화를 염원하는 상징이 되어 왔기 때문이다.
2014년 10월 22일
한국교회언론회 대표 김승동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