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예크=AP/뉴시스】수십 명의 나치 전범들과 SS 친위대원들이 미국에서 추방된 뒤에도 미국의 사회보장 혜택으로 수백만 달러의 연금을 받았다고 AP통신이 19일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 법무부가 나치 용의자들에게 미국을 떠나도록 설득하기 위한 조치에서 파생한 법적 허점으로 미국 납세자들의 돈이 흘러나가고 있다고 이 통신은 말했다.
미국 법무부는 그들이 떠나기로 동의하거나 강제 추방을 앞두고 그저 도피만 해도 사회보장의 혜택을 받도록 했음이 이들과의 인터뷰와 미국 정부의 기록에서 드러난 것이다.
이들 가운데는 수백만 명의 유태인들이 사라진 나치 수용소 조직을 경호하던 무장 SS 친위대 요원들이 포함돼 있었다.
독일 내에서 자신의 연구소에서 노예 노동자들을 거느렸던 한 로켓 과학자와 폴란드에서 수천 명의 유태인들을 체포하고 처형하는 데 참가한 한 나치 협력자도 포함돼 있었다.
현재도 최소한 4명이 혜택을 받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인 마르틴 하르트만은 독일 작센하우젠 수용소에서 활동했던 전직 SS 친위대원이며 야콥 덴칭거는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순찰대원으로 일했다.
하르트만은 2007년 미국 시민권을 박탈당하기 직전에 애리조나 주에서 베를린으로 갔으며 덴칭거는 1989년 자신에 대한 시민권 박탈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오하이오 주에서 독일로 갔다.
덴칭거는 곧 크로아티아에서 재정착했으며 현재 오시예크의 드라바 강 강변의 넓은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그는 자신의 처지에 관한 AP통신 기자의 질문에 대답하려 하지 않았으나 미국에 살고 있는 그의 아들은 그의 아버지가 연금을 받고 있으며 그럴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이들과의 거래로 법무부의 전 나치 색출 기관인 특별조사소는 추방에 따르는 장황한 청문회를 피할 수 있었으며 많은 나치 전범들을 미국에서 추방할 수 있었다.
그러나 AP통신이 입수한 정부 문서에서는 이를 두고 국무부가 격렬하게 반대했음이 드러났다.
미국 외교 관리들은 사회보장 혜택을 나치 용의자들이 시민권 상실을 받아들여 자발적으로 출국하는 데 합의하도록 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