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지도부의 대화
(서울=연합뉴스) 29일 오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홍준표 대표와 황우여 원내대표가 얘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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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29일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 직후 불거진 당 쇄신 필요성에 대한 격론 끝에 현 홍준표 대표 체제를 유지하면서 전면적인 쇄신과 변화의 작업을 진행해 나가기로 결론을 모았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국회의원ㆍ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53명 참석자의 발언 직후 마무리 발언을 통해 "아직 말씀을 못하신 분이 250분인데 계속 의견을 수렴하고 지도부 중심으로 해나가겠다"면서 "홍 대표 중심의 지도부가 쇄신과 변화를 전면적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황 원내대표는 "정책은 정책대로, 쇄신은 쇄신대로 정리하겠다. 필요하면 또다시 연찬회를 통해 창조하는 모임을 갖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홍 대표는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흔들렸던 리더십 위기를 극복하고 내년 4월 총선 체제를 주도적으로 꾸릴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박근혜 조기등판론'이 사실상 소멸하면서 박 전 대표의 정책 쇄신 주장에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다만 향후 공천권 행사 여부를 놓고는 지도부와 쇄신파ㆍ친박(친박근혜) 간에 의견이 엇갈려 논란이 일 전망이다.
홍 대표는 연석회의 인사말을 통해 "여러분 대다수의 뜻이 `박근혜 전 대표가 당 대표로 복귀해 쇄신과 총선을 지휘해야 한다'는 것으로 의견이 모이고, 그렇게 결정이 된다면 나는 당ㆍ대권 분리조항을 정지시키는 당헌ㆍ당규를 개정한 이후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정두언 의원은 "대안이 없으니 현 체제로 가자는 것은 안 되는 얘기다. 지도부가 사퇴하지 않으면 두 번째, 세 번째 일이 가능하지 않고 국민이 쇄신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서 "박 전 대표도 대선 전 총선에서 승부를 걸어야 한다"며 지도부 사퇴와 박 전 대표의 조기등판을 촉구했다.
여권 잠룡 중 한 명인 정몽준 전 대표도 "새로운 체제가 최선이다. 시간이 걸릴지 몰라도 제대로 절차를 밟는 것이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며 지도부 교체론에 힘을 보탰다.
속 타들어가는 홍준표 대표
(서울=연합뉴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29일 오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 홍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지난 7ㆍ4 전당대회 이후 끊임없이 `당 대표 흔들기'가 있었고,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에 일부에선 지도부 교체까지 거론하고 있다"면서 "다수가 원하면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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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친박(친박근혜) 윤상현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조기 등판하는 것은 시기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적절치 않다"면서 "(범야권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정치판에서 아웃복싱을 하고 있는데 박 전 대표가 인파이팅을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일축했다.
친박 송광호 의원은 "지도부 교체는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고, 쇄신파 김성식 의원도 "홍 대표를 갈고 박 전 대표가 전면등장하는 것이 무슨 쇄신이냐. 그러면 총선에서 이기느냐"고 반문했다.
이러한 격론 끝에 박 전 대표 `조기등판 시기상조론'이 세를 얻으면서 홍준표 체제도 일단 재신임을 받게 됐다.
이날 연석회의에선 지도부 교체론과 함께 공천 물갈이를 포함한 공천개혁 문제, `부자정당'ㆍ`특권정당'의 이미지를 벗기 위한 정책쇄신 방향 등을 놓고도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재선의 차명진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손때를 탄 사람은 국민이 안 믿는다. 현 정부에서 성골, 진골, 6두품을 지낸 사람은 안된다"면서 "영남과 강남에서 공천 물갈이를 50% 하자"고 대폭 물갈이를 제안했다.
공천개혁 방안과 관련해선 쇄신파 일각에서 기득권 포기 및 개혁공천을 위해 `지도부-공천권 분리론'을 제기했으나 김기현 대변인은 "(재신임이 되면) 당 지도부가 당헌ㆍ당규에 따라 공천절차를 진행할 권한을 갖는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연석회의에는 국회의원 150여명과 원외 당협위원장 60여명 등 전체 256명 중 21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