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근혜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아시아·유럽 정상회의(아셈·ASEM)를 계기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만나 최근 변화를 맞고 있는 북한문제에 대해 교감을 나눴다. 아직 불안정한 국면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그동안 남북 간 연결고리 역할을 해온 중국 측의 지지 의사를 대외적으로 확인함으로써 남북관계 개선의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과 리 총리의 이날 회담에서 가장 주목받은 부분은 단연코 현재 격변기를 맞고 있는 남북관계에 대한 부분이었다.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방남 이후 모처럼 대화모드가 조성된 가운데 향후 남북관계가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화국면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는 여전히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제2차 남북 고위급 접촉 합의 이후에도 서해상에서 벌어진 남북 함정간 사격전이나 대북전단에 대한 고사포 발사 등 대화 분위기를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또 지난 15일 판문점에서 열린 군사당국자 접촉을 두고도 논란이 불거지는 등 남북 간 대화 과정에서도 불안요소는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민감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단 중국 측은 남북 대화국면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으로 화답했다. 리 총리는 이날 회담에서 "남북 접촉은 적극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남북관계 개선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중국의 호응을 확인하는 동시에 박 대통령의 여전한 대화 의지도 다시 한 번 공식화한 셈이다.
이를 대변하듯 청와대가 공개한 이날 회담 내용 중 박 대통령의 메시지에서 기존에 되풀이해온 수준의 북핵문제 언급 외에 북한의 태도에 대한 비판은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이처럼 박 대통령이 외교활동 중에도 다시 한 번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밝히면서 아직 불안정한 대화가 지속되고 있는 남북관계도 좀 더 안정적인 단계로 접어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더욱이 이 같은 중국 측의 긍정적인 입장이 촉매제가 돼 향후 있을 2차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도 눈에 띄는 진전을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