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단통법(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시행에 따른 통신비 인하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요금인가제 폐지 여부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단통법 시행 후 중저가 요금제로 이동하거나 중고폰이나 기기변경을 통해 요금할인을 받는 이용자가 늘긴 했다. 하지만 고가 요금제에 가입하면 보조금이 상한선(30만원)에 크게 못 미치다보니 국민 개개인이 실질적으로 체감하는 통신비 인하 효과는 물음표로 남아 있다.
단통법을 둘러싼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는 가운데 단통법 시행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대안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요금인가제 폐지. 요금인가제는 지난 1991년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요금인하를 제한해 후발사업자의 안정적 수익창출을 보장하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다. 시장에선 요금인가제가 폐지되면 통신사 간 요금경쟁이 촉발돼 통신 요금이 내려가 소비자 혜택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요금인가제가 폐지돼 통신사 간 경쟁이 이뤄진 상황에서 후발기업의 혁신이 뒤따르면 통신 요금 인하 흐름이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문지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통신요금 인가제가 폐지 내지 완화되면 다양한 이동통신 요금제가 활발하게 출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통신요금 인가제는 정부주도의 담합과 다름없다"며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통신사업자(SK텔레콤)가 정부의 허가를 받아 요금을 책정하면 나머지 2개사가 이를 추종하는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요금 인가제 시행은 세계적인 흐름과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중 통신요금 인가제를 시행하는 나라는 한국뿐이다. 최근 정치권에서도 요금 인가제 폐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전병헌 의원은 지난 8월 요금인가제 폐지를 포함한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같은 당 권은희 의원은 지난 9월 요금신고제로 일원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한편 요금 인가제의 향배는 다음 달 가늠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다음 달 중장기 통신정책방향과 요금 인가제 관련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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