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한국조직신학회 '창립50주년' 기념포럼이 '신학과경청'이라는 주제로 17일 오전 서울 강서구 등촌동 나다공동체(대표 김화영 박사)에서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기념예배에 이어 대담과 문화 예술 공연, 열린토론과 발표, 50주년 학술상 제정과 신학선언문 선포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대담에서는 '교회에게 듣는다'라는 주제로 김화영 박사가 사회를 담당하며 다일공동체 대표 최일도 목사, 성락성결교회 담임 지형은 목사, 교회개혁실천연대 방인성 목사가 패널로 참가해 한국교회와 신학 현황에 대해 성찰했다.
최일도 목사는 "한국교회는 압축 성장에 따른 진통과 어려움을 제대로 겪고 있으며, 오늘날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급성장한교회는 1대 목사와 2대 목사간의 갈등과 대립 혹은 부자세습으로 인한 많은 아픔들을 노출하고 있고, 대형교회와 미지랍교회의 불균형, 중소형 교회의 패배의식, 수평이동으로 개교회주의, 교단주의의 병폐가 그대로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더군다나 종교분포 통계를 보면 기독교인의 수는 나날이 줄어가고 있는데, 목사는 여전히 배출되고 있다"며 "교회에서 다음세대라 불리는 청소년과 어린이들이 사라지고 있는데 교회는 새 건물을 건축 중에 있다"고 한국교회의 불균형적인 모습을 꼬집었다.
이어 "50여 년 전 유럽의 교회들이 고령화되고 사람들이 사라진다고 했을 때, 먼나라 이야기로만 생각하던 현실이 우리 앞에 현실로 다가왔다"고 한국교회에 닥칠 두려운 미래를 우려했다.
그러면서 최 목사는 보수와 진보, 대형교회와 작은교회가 갈등을 넘어 통합과 소통 및 조화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 목사는 "다일공동체의 이름 '다일'은 26년 전부터 공감적 소통을 위한 이름이었다. 다양한 사람들이 교파와 교리를 넘어 국경과 이름을 초월해 나사렛 예수의 영성생활과 봉사생활을 추구함으로써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을 이루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독교 영성이란 하나님과 끊임없이 교제(소통)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고 성령 안에 끊임없이 맺어나가는 삶의 프로세스"라며 "예수 그리스도의 방법은 십자가이고, 예수님은 십자가를 통해 소통하는 대상과 눈높이부터 맞추며 예수님은 자신이 신이면서 사람이 돼 대화하셨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하나님과의 참된 교제를 통한 소통부터 집단과 교단과 사람들 간의 막힌 담을 허물게 하려면 500여년 전 거부했던 수도자적인 영성생활 밖에 없다"며 "오직 믿음의 그 정신을 그때로 살리려면 오직 행함 밖에 없으며,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라고 강조했다.
지형은 목사는 '다시 소명으로 춤추며'에 대해 발제하며 "미래의 교회는 먼저, 기독교의 본질에 대한 처절한 연구와 묵상, 결단과 실행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한국교회는 오늘날의 세계에 대한 편견없는 통찰을 하며, 성서에 근거해 오늘날의 세계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가를 놓고 깊은 연구와 통찰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다양한 방식을 통해 신학의 본디 기능을 재건해야 하며, 적어도 한 세대 정도는 시간을 갖고, 젊은 세대를 겨냥해 기독교의 근본 구조를 다시 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방인성 목사는 대담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해 광화문 과장에서 보낸 40일 단식 기간에 분명히 본 것은, 정치·경제·교육·문화·종교까지 맘몬의 지배로 침몰해 가고 있다는 것"이라며 "어느 한구석 썩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심각하지만, 우리의 변화하려는 절박함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방 목사는 "우리 시대가 필요한 것은 순교의 신앙"이라고 강조하며, "우리도 주님이 하셨던 방법으로 순교신앙으로 반드시 이 맘몸의 힘을 끊어내야 하며, 한반도 땅과 민족에 걸맞는 교회론과 생명과 평화가 충만한 대안 경제 공동체가 이뤄지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국조직신학회는 창립 50주년을 맞아 '희년 신학선언문'을 발표했다.
조직신학회는 선언문에서 ▲탐욕과 명예에 매이지 않고 진리를 전하는 예언자적 사명을 감당한다 ▲교회를 섬기고 개혁하는 신학을 정립한다 ▲한국 사회를 통합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신학을 제시한다 ▲개인과 사회와 자연을 통전하는 생명과 평화의 신학을 제시하고 실천할 것 등의 각오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