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 금리를 올릴 경우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미국의 내년 중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 정책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은행과 정책공조속에 10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췄으나 인하폭이 충분한 지를 놓고 논란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과 동일한 현 기준금리를 더 낮춰 미국의 정책 금리 인상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금융안정을 위해서는 관련 제도 손질 등 '나무보다 숲을 봐야 한다'는 분석도 고개를 든다.
15일 한국금융연구원은 한국경제학회와 공동으로 '미국의 금리인상 전망과 신흥시장국의 정책 대응'이라는 주제로 정책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발표자로 참석한 박종상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금리 인상 논의가 시작되면서 나타나는 금융시장 변동에 대해 한은의 기준금리 정책으로만 해결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위원은 "금리 정책은 단기적이기 때문에 미국의 금리 인상과 같은 대외 요인에 대한 대응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단기적인 금리 정책보다는 장기적인 차원에서 금융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연구위원의 이러한 언급은 외국인 투자자금이 더 높은 '기대수익률'을 좇아 추후 이탈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른바 '거시건전성 3종 세트' 등 관련 제도를 선제적으로 손질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해 12월 월 850억 달러의 양적완화(QE)규모를 매달 100억 달러씩 줄여나가는 테이퍼링에 착수했다. 시장에서는 테이퍼링 이후 미국이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압도적이다. 금리 인상 논의가 본격화되면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다.
박 연구위원은 미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이 내년 하반기 이후에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미국 금리 인상으로 국내 시장금리도 상승하지만,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박 연구위원에 이어 발표자로 나선 오정근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특임교수는 달러 강세·엔화 약세에 맞서기 위해 강력한 완화적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오 교수는 "내년에 국내 경제성장률 3.7%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원·달러 환율 1091원, 원·엔 환율이 100엔당860원에 유지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연평균 기준금리를 1.8%까지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두 가지 목표가 충동할 가능성도 있다"며 "이같은 상황에서는 금리정책, 외환시장 개입과 거시건전성 차원의 자본이동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