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전국 시·도교육감들이 집단으로 어린이집 보육료 예산을 전액 편성하지 않기로 한 것과 관련해 정부가 시·도교육감에게 예산 편성을 촉구하고 나선다. '유아교육법'상 유아 무상교육에 드는 비용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도록 되어 있는만큼 교육감은 어린이집 누리과정에 대한 예산을 편성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와 교육부는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합동 브리핑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7일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는 2015년도 전체 누리과정 예산 3조9284억원 가운데 어린이집 예산에 해당하는 2조1429억 원을 전액 편성하지 않기로 결의한 바 있다. 시·도교육감들은 누리과정 등 정부시책사업은 중앙정부가 관련 재정을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반면 교육부는 2015년 예산 편성을 하는 과정에서 '3~5세 누리과정' 예산 2조1000억원을 국고로 반영하지 않았다. 교육부는 이를 국고로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기획재정부가 초·중등 교육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서 부담해야 한다며 거부했다.
정부는 일단 내년 '어린이집 무상보육'을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기획재정부와 교육부는 교육감은 유아교육법에 따라 어린이집 누리과정 지원에 대한 예산 편성 의무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2015회계연도 보통교부금 교부 시 누리과정비 전액을 산정해 교부할 예정이다. '유아교육법'과 '유아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만 3~5세 유아를 무상교육 대상으로 하고 있고 이 비용도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또 만 3세 이상인 유아가 어린이집에서 누리과정을 제공받는 경우 '지방재정교부금법'에 따른 보통교부금에서 지원해야 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감은 누리과정을 제공하는 어린이집에 다니는 유아 교육비 지원에 대해 예산을 편성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우선 국회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만 3~5세 누리과정 예산을 국고로 반영해 달라고 요구할 계획이다. 또 어려운 지방교육재정 상황을 고려해 지방채 발행이나 기획재정부가 관리하는 공공자금관리기금 등을 통해 최대한 지원해 시·도교육청에 재원이 확보되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시·도교육감들에게 예산 절감 등을 통한 노력으로 누리과정 예산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촉구할 예정이다.
하지만 교육계는 이와 관련, 기획재정부가 예측을 잘못해 놓고 지방 정부에 재정 부담을 떠넘기려 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지방채나 공공자금관리기금은 결국 시도교육청이 갚아야 할 빚이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내국세 일정비율과 교육세를 재원으로 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3~5세 누리과정 무상보육을 추진했다. 하지만 경제 침체로 세수가 줄어 내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39조5206억원으로 올해보다 3.3%(1조3475억원)나 감소했다.
전교조 하병수 대변인은 이와 관련 "시도교육청의 교육재정 고갈로 예산 편성이 어려운데도 재원을 마련하지 않고 떠넘기기를 하고 있다"며 "기재부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매년 3조원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측해 추진한 사업인데 예측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방에 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어린이집 보육료 예산을 예정대로 편성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김관복 서울시교육청 부교육감은 "어린이집 보육료 예산을 편성하지 않겠다는 기존 방침에 변함이 없다"며 "예산이 편성되지 않을 경우 무상보육이 집행되기 어렵겠지만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편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