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입찰담합이 이번에는 가스관 공사에서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5일 한국가스공사가 발주한 주배관 공사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들이 담합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공사 규모만 수조원대로 수백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될 전망이다.
공정위가 적발한 담합은 한국가스공사가 발주한 액화천연가스(LNG) 가스관 입찰에서 일어났다. SK건설, 두산중공업, 현대건설 등 건설사들이 담합 당사자로 지난 2009년 5월부터 2012년 9월까지 이뤄진 주배관 공사 입찰에 앞서 임원들간의 모임을 통해 공사 구간과 입찰 가격 등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배관 공사 수주액은 2조1000억원 규모로 총 29개 입찰에 참여한 수십개의 건설사들이 서로 들러리를 서는 방식으로 담합에 가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른 국고 손실액도 수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조사는 가스공사가 2009년과 2012년 두 차례 공정위에 신고함에 따라 이뤄졌다. 당시 국정감사에서 관련 낙찰률이 80% 이상 높은 수준에서 결정된 점에 대해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최근 경찰은 주배관 공사에서 입찰 담합을 주도한 SK건설과 두산중공업 임원을 구속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공정위가 몇 차례 신고를 받고도 조사에 나서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별도의 조사를 진행 중이다.
공정위는 "당시 가스공사의 신고를 받고 이미 조사를 진행 중이었다"며 "최초 신고 시에는 별다른 증거를 제출하지 않았고, 공구별로 담합이 이뤄져 조사가 지연됐다"고 해명했다. 공정위는 담합한 건설업체들에 대한 조사를 마친 후 조만간 제재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