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희 기독일보·선교신문 기자] 윤 일병 사망사건 이후 국방부는 군인복무기본법, 국방통합 인권 시스템 구축, 대대급 이상 인권 교관 배치, 고충처리제도 개선 등 다양한 군 혁신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 가운데 군대 내에서의 폭력 근절과 병영문화 쇄신을 위한 군종장교 역할의 재정비도 요청되고 있다. 전북대학교 법률지원센터 인권법 전담연구원인 신종훈 전도사는 효과적인 군사역을 위해 군종목사후보생, 군종목사의 인권 감수성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전도사는 올해 한국군선교신학회 제12회 한국교회 군선교신학 논문 공모에서 우수작을 수상했으며, 작년에는 '장병인권에 관한 군선교 전략과 과제 - 군종목사 후보생의 인권교육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최우수작을 수상했다. 그는 "군종목사의 역할은 교세 확장, 성과, 전도 프로그램 도입만이 아니라고 재차 강조하고 싶다"며 "계급사회에서 제일 약한 병사들이 최소한 살아갈 수 있는 여건으로 개선하기 위해 군인권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군종장교 시험에 합격한 후 자대배치를 받아 실전에 투입될 때까지 약 6년의 시간이 있다"며 "이 시간을 자기 계발 등으로 방치하지 말고 인권 감수성을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권 감수성이 있어야 사회적 약자의 눈높이에 맞는 돌봄과 복지를 제공하는 정책과 법이 나온다"며 "이 인권 감수성이 없는 상태에서 정책과 법을 만들면, 법에 의해 사람이 끌려가는 일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신종훈 전도사는 "군종장교 합격생이 6년간 구체적인 인권 감수성이 누적된다면, 자대배치 후 현장에서 제대로 된 군선교 매뉴얼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인권 감수성을 키우려면 "국가인권위원회의 자료를 활용하고, 국가인권위원회, 시민단체 관계자를 자주 초청하여 세상이 바라보는 인권이 무엇인지 들어야 한다"며 "이를 성경적 입장과 계속 연관시키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실 군 생활에 지친 병사들은 제자훈련, 소그룹 모임, 성경공부 등에 큰 관심이 없다"며 "당장 겪는 병영 생활의 불편함에 대한 집단상담, 소원수리 등을 통해 분위기를 개선해 나간다면 군인 자살률도 떨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 전도사는 이 같은 인권 감수성은 사실 고등학생 때 만들어져야 한다며 "이미 사고의 틀이 있는 기성교회 목사보다 먼 미래를 보고 대학생들을 교육하고, 국가인권위원회, 시민단체와 네트워크를 형성해 협력하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더 욕심을 부리면, 개신교, 불교, 천주교, 원불교 등 군대 내 4개 종파가 모여 어려운 병사들을 찾아 도와주면 좋겠다"며 "종교를 떠나 약자에 대한 사랑의 실천을 위해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개신교가 혼자 어려움을 젊어지려 하거나 배타적인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집단지성의 힘을 모아 문제를 해결해나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