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새 원내대표로 우윤근 의원이 선출됐다. 범친노계로 분류되는 우 의원은 당선 소감에 '나는 130명의 계파 소속'으로 표현하며 계파 문제 극복과 강안 야당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9일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보선은 범친노계와 중도파간의 대결 양상을 보였다. 1차투표에서 과반 확보자가 나오지 않아 2차투표까지 진행됐다. 118명(무효 1표·재적인원 130명)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1차 투표에서 이종걸 의원이 43표, 우 의원이 42표, 이목희 의원이 33표를 각각 얻었다. 하지만 2차 투표에서는 우 의원이 64표를 얻어 53표를 얻은 이 의원을 누르고 당선됐다. 같은 친노계의 이목희 의원에게 쏠렸던 표들을 대거 흡수한 것이 당선의 결정적 요인이 된 것이란 분석이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가 박영선 원내대표의 사퇴로 치뤄진 만큼 내년 5월까지 예정된 박 원내대표의 잔여임기를 채우는 역할을 하게 된다. 우 의원은 박 원내대표가 넘지 못한 계파간 갈등을 극복하고 국정감사와 세월호 특별법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
우 의원 당선소감에서 "정말 고맙다. 연설당시 말했지만 너무 많이 부족한 사람"이라며 "여러분이 도와줘야한다"고 밝혔다. 그는 "일방적으로 쏠리지 않도록 균형을 잡고 합리적으로 품위있는 야당되도록 하겠다"며 "협상도 130명이 투쟁도 130명이 하는 강력한 야당이 되도록 하겠다. 국민과 통하는 품위있는 야당을 만들겠다. 진심으로 고맙다"고 말했다.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 의원은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우리 당의 화합과 소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며 "두번째는 세월호특별법을 차질없이 완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진행중인 국정감사에 대해서도 우 의원은 "다음주부터는 국감에서 박근혜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고 굵직한 사건들을 대비하겠다"며 "민생을 위한 것인지 기업을 위한 것인지, 진짜 민생과 가짜 민생을 가려내겠다. 무조건적이고 대안없는 비판은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우 의원의 당선에는 세월호특별법 등 산적한 원내현안을 앞두고 급격한 변화보다는 안정에 주안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당 지지율이 계속해서 떨어지는 등 민심도 제1야당에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에서 더이상 강경투쟁만으로는 반전의 계기를 만들수 없다는 현실론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런 상황에서 원내사령탑으로 지나치게 야성만을 강조하며 공격적 성향의 인사 보다는 어수선한 당내 상황을 원만하게 수습하고 여당과 치밀한 협상을 벌이며 구체적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인물을 선택한 것이다.
특히 우 의원이 합리적이고 온화한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져있다. 이는 당 내에서 위기에 처한 당의 현실에 우 의원의 정치적 성향을 고려한 결과라는 게 정치권 내 시각이다. 우 의원과 같은 친노계이지만 강경파인 이목희 의원이 1차 투표 탈락이 이를 뒷받침 한다.
우 원내대표는 정책위의장을 역임하며 새월호특별법 등 굴직한 원내현안을 여당과 협상한 경험이 있다. 업무의 연속성과 효율성, 성과도출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향후 새정치연합은 원내에서 강한 야성보다 협상과 합리성이 중시된 모습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우 의원은 변호사 출신으로 전남 광양을 지역구로 하는 3선 의원이다. 18대 국회에서 원내수석부대표와 법제사법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최근에는 세월호특별법 준비위원장으로 여당과 특별법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협상가로서 합리성 성품을 잘 활용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는 국회 내 개헌추진 국회의원 모임 야당 간사를 맡고 있으며 독일식 의원내각제 개헌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대표인사다. 히말라야를 두 차례 등반한 등산 애호가로도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