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김종엽 기자] KB금융 회장추천위원회는 지난 2일 제3차 회의를 열고 전체후보군 84명 중 9명의 1차 후보군을 최종 결정해 발표했다. 이철휘 서울신문 사장이 후보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최종 후보는 8명으로 압축됐다. 하지만 차기 회장 선임 작업이 리더십이나 능력 등 자질을 따지기보다는 내부 출신 여부를 중시하는 모습을 드러내자 금융계 안팎에서 거센 비판의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다.
6일 금융계에 따르면 차기 회장 추천에 있어 KB금융을 거친 적이 있는 '내부 인사'와 그렇지 않은 '외부 인사'로 나누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는 국민은행 노조가 회장 선임에 있어 '낙하산 인사는 안된다'는 명분으로 '내부인사'와 '외부인사'로 가르기를 압박하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은 움직임에 금융계에서는 "누가 회장으로 선출되더라도 매끄럽게 KB금융그룹을 이끌어나가기 어려울 것"으로 지적한다.
내부 인사로 분류되는 인물은 김기홍 전 KB국민은행 부행장, 김옥찬 전 국민은행 부행장,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 지동현 전 KB국민카드 부사장,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 등 5명이다. 특히 오랫동안 KB금융에 몸 담았던 김옥찬 전 부행장과 윤종규 전 부사장은 노조의 두터운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외부 인사로 분류되는 후보군은 양승우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대표,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하영구 씨티은행장 등 3명이다.
물론 내부 인사는 KB금융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조직을 이끌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외부 인사의 경우 자질만 뒷받침된다면 국민·주택은행 출신으로 갈라진 조직을 한데 아우르며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내·외부 인사 여부보다는 금융계를 선도할 수 있는 전문성이나 식견·리더십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오로지 출신 성분으로만 후보를 평가하면 다면적 평가 자체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도 "'내부' 또는 '외부'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을 얼마나 잘 추스르며 이끌고 나갈 수 있는 리더를 모시는 게 중요하다"며 "좁은 평가 기준 때문에 큰 그림을 놓치면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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