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세월호 일부 유가족의 대리기사 폭행 사건에 연루돼 피의자 신분으로 3일 경찰에 출석한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이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하지만 피해 당사자인 대리운전 기사 이모(52)씨와 증언이 엇갈리면서 혐의를 밝히는데 난항이 예상된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께까지 10시간 동안 김 의원을 상대로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김 의원과 이번 폭행 사건의 피해자인 대리운전 기사 이모(52)씨 간 대질조사까지 진행하는 등 김 의원의 혐의점을 입증하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김 의원이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결국 경찰은 목격자와 피해자 진술, CCTV 영상 등 모든 증거자료를 종합해 김 의원의 혐의 유무를 결정하게 될 전망이다.
이날 오전 경찰에 출석해 "(대리기사님께)사과드립니다.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습니다"라고 짧게 입장을 밝히고 조사를 받으러 들어간 김 의원은 피의자 신분으로 진행된 조사에서도 '폭행 사건 현장에 없었다'던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이는 법원의 영장 기각으로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게 된 김병권 전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 위원장 등 유가족 3명의 진술과도 일치한다고 경찰은 전했다.
폭행 사건 피해자 대리운전 기사 이씨와의 대질조사에서도 양측의 진술은 평행선을 달렸다. 사건 후 처음으로 만나 양측의 입장 차이를 확인한 정도로 끝났다. 김 의원이 "사건 현장을 전혀 목격하지 못했다"는 진술을 되풀이하는 동안 대리운전 기사 이씨는 "김형기 전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 수석부위원장으로부터 폭행을 당할 당시 김 의원이 바로 앞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씨는 대질조사를 위해 경찰에 출석한 지 4시간여만인 이날 오후 6시께 경찰서를 빠져나갔다.
이후 조사를 마치고 나온 김 의원은 "사실대로 성심성의껏 최선을 다해 진술했다"면서도 '입장 차가 좁혀졌느냐'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또 '폭행 현장에 있었느냐'는 질문에 잠시 머뭇거리다 "대리운전 기사와의 폭행장면은 목격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 번 죄송하다고 말했다"며 황급히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으로서 불거진 상임위 부적절성 논란과 출당 논란에 관한 질문에는 침묵을 지켰다.
이날 대리운전 기사 이씨와 동행한 차기환 변호사는 "일련의 조사 과정에서 김 의원의 상임위가 영향이 없었을까 하는 의심도 든다"며 "상임위를 바꾸고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상임위를 바꾸지 않을 경우 사건 당일 통화내역부터 모든 걸 다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경찰은 빠르면 다음주 초께 이번 폭행 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