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한·일 양국이 1일 차관급 전략대화를 개최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역사문제 등이 논의됐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소득없이 대화가 마무리됐다. 조태용 외교부 제1차관은 이날 일본 도쿄에서 사이키 아키타카(齋木昭隆)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 한·일 차관전략대화를 갖고 한·일관계, 지역정세, 국제적 사안 등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외교부 등에 따르면 사이키 차관은 "일∙한은 지역, 국제사회의 다양한 도전에 맞서고 있다. 양국의 긴밀한 연계는 아시아의 대다수 국가의 기대를 받고 있다"며 조 차관에게 활발한 의견교환을 요청했다. 사이키 차관은 또 "최근 지역안보 환경의 불투명성 및 불안정성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일·한이 양국관계 뿐만 아니라 지역 및 국제정세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는 것이 지역 및 국제사회의 평화·안정·번영에 공헌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한 우리측의 전향적인 태도를 우회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조 차관은 "양국이 미래지향적 관계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일본 측의 진정성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응수했다. 조 차관은 또 "한·일관계는 올바른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과거를 직시하면서 상호 이해와 신뢰에 기초해 미래지향적 관계로 나아가는 2개의 큰 수레바퀴로 구성돼있다"며 "이 2개의 바퀴가 균형을 이뤄나갈 때 양국관계가 안정적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견을 좁히지 못한 양측은 양국 국장급 협의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계속 논의키로 했다. 이 밖에 양 차관은 북한 정세와 북핵문제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고 북한 핵·미사일 문제 관련 한·일 및 한·미·일간 긴밀한 공조 필요성을 재확인했다. 이어 사이키 차관은 조 차관에게 최근 열린 일본과 북한 간 일본인 피랍자 문제 협의의 결과를 소개하고 한·일 및 한·미·일 간 긴밀한 공조 하에 일·북 협의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양 차관은 연내 한·일·중 외교장관회의 개최 가능성을 계속 모색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아울러 조 차관은 회의 시작과 함께 최근 일본 온타케산 분화 희생자 발생에 애도와 위로의 뜻을 표명했다. 양 차관은 이날 아시아 지역 정세, 우크라이나 사태, 중동 정세에 관한 의견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이 공개하진 않았지만 11월 한일 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관한 논의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조 차관은 2일 기시다 외무대신 예방, 동북아평화협력구상 설명회, 대학생 간담회 등 일정을 소환한 뒤 귀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