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이슬람국가(IS)가 점령지인 모술 시에서 인권변호사를 고문한 뒤 살해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유명한 인권운동가로서 이라크 기독교인들의 권익을 위해 헌신해 온 살리 알리 알누아이미(Sameera Salih Ali Al-Nuaimy)는 납치된 후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에 따라 이슬람을 저버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뒤 공개처형됐다.
니콜라이 믈라데노브 미국 이라크 대사는 "알누아이미의 공개처형은 IS가 이라크 사람들을 상대로 저지른 수많은 끔찍한 범죄 중의 하나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알누아이미 변호사는 지난 주 남편과 세 명의 아이들과 모술 시의 자택에 있던 중 붙잡혀갔다. 납치 5일 후 그녀의 가족들은 시신안치소에서 연락을 받았고, 시신에서 고문의 흔적을 발견했다.
유엔 이라크지원단(UNAMI)은 알누아이미 변호사의 처형은 그녀가 페이스북에 과거 기독교의 도시였던 모술의 종교시설들을 파괴하는 IS의 행태를 비판하는 글을 올린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 인해 샤리아 재판에서 배교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는 것이다.
믈라데노브 대사는 "모술 시민들의 인권을 수호해 온 여성 인권변호사를 고문하고 살해함으로써, IS는 인간의 고귀함을 완전히 경시했을 뿐 아니라, 증오로 악명 높은 그들의 본성과, 허무주의, 야만성을 지속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IS는 이라크와 시리아 내 여러 도시들을 공격하면서 많은 기독교인들을 포함한 종교적 소수자들을 공격해 왔다. 미국 정부의 주도로 국제사회는 공습과 이라크군과 쿠르드군, 시리아 온건파 반군들을 지원하고 있다.
IS는 이에 앞서서도 미국과 영국 포로들을 참수하고 그 처형 장면을 영상으로 공개해 왔다. 이에 IS의 범죄를 모방한 극단주의자들의 범죄까지 잇따르고 있다. 최근 알제리에서는 한 프랑스인이 지하디스트에 의해 프랑스의 공습 가담에 대한 보복으로 처형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IS는 약하고 무방비인 사람들을 계속해서 공격하는 잔인하고 비겁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한 잔인한 행보는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이며, 성별, 연령, 종교, 믿음 또는 민족성과 상관없이 모든 이라크 사람들에게 깊은 고통을 주고 있다"고 믈라데노브 대사는 강조했다.
기독교인들은 IS가 모술을 점령하고 근거지로 삼은 이래로 이들의 박해를 피해 도시를 벗어나 난민이 되어 고통스러운 삶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이슬람으로 개종하거나, 높은 세금을 내거나, 죽는 것 중에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받고 있다.
AP 보도에 따르면, IS는 소수 종교인들뿐 아니라 인권운동가들도 공격하고 있다. 특히 여성 인권운동가들을 납치하고 살해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저명한 여성 인권운동가인 한나 에드워(Hanaa Edwer)는 최근 몇 주 동안 최소 5명의 동료들이 살해당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이들은 자기 목소리를 내는 이는 누구든지 죽인다. 매우 끔찍한 일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