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삼성그룹 입사시험은 유례없는 좁은 문이 될 전망이다.

30일 재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삼성은 올해 하반기 대졸 신입 채용규모를 4000명 이하로 줄일 계획이다. 주력기업인 삼성전자의 경우 3000명을 넘기지 않기로 잠정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연초 밝혔던 5000명(그룹 기준) 채용계획에 비하면 최대 1000명이나 줄어든 규모다. 특히 축소된 채용인원의 대부분은 삼성전자에서 줄일 예정이며, 사무직에 집중될 예정인 것으로 파악돼 다른 계열사들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미래 경쟁력과 직결되는 기술인력과 연구인력은 기존대로 채용하고 영업이나 경영지원 등 인력보강이 시급하지 않은 사무직·관리직 채용은 줄이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재계는 삼성의 채용규모 축소가 경영환경 악화와 관계 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휴대전화 부문의 부진 등으로 3분기 영업이익이 4조원대로 주저앉을 것이란 전망이 나와 있는데다 이건희 회장의 부재가 장기화되는 등 앞날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대규모 채용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의 채용 축소는 비상경영체제의 여파로 보인다"면서 "차세대 먹거리 등 투자가 집중될 사업이 정해진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채용 축소가)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삼성이 채용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임에 따라 다른 기업들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업종별로 차이는 있지만 경영환경 악화라는 공통된 어려움에 직면한 만큼 공격적인 채용에 나서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사진은 삼성그룹 신입사원 채용 직무적성검사(SSAT)를 마친 취업준비생들이 서울 강남구 단국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 고사장을 나서고 있다는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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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채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