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김종엽 기자]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가 30개월째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보다 수출입 규모 모두 줄어들어 불황형 흑자라는 지적이 있지만 아직 아니라는게 당국의 설명이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8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 흑자는 72억7000만달러로 전월의 78억4000만 달러보다 줄었다. 올해 1∼8월 누적 흑자는 543억1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464억5000만달러)보다 달러보다 80억 달러 가까이 많았다.
8월에도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한 것은 수출입에 따른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7월보다 커진데다 수입액 또한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자동차·배·반도체 등 상품 수출입액의 차이를 뜻하는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전월의 67억9000만달러에서 74억4000만달러로 확대됐다. 상품수지를 구성하는 수출은 490억1000만달러로 전월(538억달러)보다 감소했고 수입은 415억6000만달러로 같은 기간 470억 달러에 비해 감소했다. 수출입은 전년 동기 대비로도 각각 감소했다.
수출·입 규모가 한달 전에 비해 모두 줄어들면서 일각에서는 한국 경제가 '불황형 흑자' 국면에 진입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지만, 한은은 이러한 판단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홍경희 한국은행 국제수지팀 차장은 수출·입이 모두 감소한 배경에 대해 "8월 영업일수가 전년 동기 대비 하루가 더 적은데다 자동차 업계 부분 파업의 영향이 있었다"며 "8월 한달만 놓고 불황형 흑자 판단을 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운수 관광 통신 보험 교육 등 서비스수지는 적자 규모가 7월 1000만달러에서 8월 7억3000만 달러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건설 및 지식재산권 사용료 수지 등이 악화된 데 따른 것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노동소득이나 금융소득으로 벌어들인 돈과 나간 돈의 차액을 뜻하는 본원소득수지 흑자 규모는 이자수입이 큰 폭으로 감소하며 전월의 14억9000만달러에서 10억5000만 달러로 줄었다.
정부의 무상원조, 종교단체나 자선단체의 기부금과 구호물자 등 등 대가없이 국제간에 이전된 수지를 뜻하는 이전소득수지는 4억9000만달러 적자로 7월(4억3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상품이나 서비스의 수출입과 상관없는 국가간 자본 유출입을 보여주는 금융계정의 유출초(자본이 국외로 나간 것) 규모는 전월 59억2000만달러에서 78억달러로 확대됐다.
부문별로는 해외 직접투자 감소로 직접투자 유출초가 전월의 10억1000만달러에서 7억5000만달러로 줄었고, 증권투자는 내국인의 해외증권투자가 줄면서 같은 기간 17억4000만달러 유출초과에서 5억 달러 유입초과로 전환됐다. 기타투자의 경우 금융기관의 해외 예치금 증가 등으로 7월의 3억4000만달러 유출초과에서 8월에는 72억9000만달러 유출초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