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오상아 기자] '바로선 제자들 세상으로 나아가다'는 주제로 제51회 언더우드 학술강좌가 28일 오후 4시 45분부터 6시30분까지 새문안교회(담임 이수영 목사)에서 진행됐다. 이날 새문안교회 청년 및 성도들과 기조발제한 손봉호 교수(서울대 명예교수, 나눔국민운동 대표)와의 질의응답은 사회가 탐탁치 않게 바라보는 교회의 문제들, 교회와 사회의 관계 문제, 청년으로서의 삶의 고민들 등 구석구석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내용이었다.
다음은 이날 참석자과 손봉호 교수가 주고 받은 일문일답이다.
◆ (질문) 저희 교회도 지금 성전을 건축하고 있는데 교회들의 '화려한 성전건축'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교회의 성전 건축에서 가장 경계해야 될 부분은 무엇인가?
- (손봉호 교수) 저도 교회 건축에 긍정적인 사람은 아니다. 비판하는 데도 등급이 있는데 저는 성경에 어긋나는 것, 법에 어긋나는 것, 비도덕적인 것은 강경하게 공식적으로 반대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에는 항상 상대적인 태도를 취한다. 저는 예배당을 (화려하게)짓는 것이 비성경적이거나 불법이거나 비도덕적적이지 않다고 본다. 다만 지혜롭지는 못하지 않나 생각한다.
그 이유는 뭔고 하니 네덜란드에서 공부할 때 신문에 큰 십자가가 달린 종탑이 무너지는 사진을 보았다. 그렇게 돈 많이 드린 예배당을 교인들이 없어졌으니 무너뜨리는 것이다. 아름답게 지은 곳은 국가가 보존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으니 부순다. 그걸 보고 안타까웠다. 우리도 예배당을 지을때 그런 것을 염두해 두고 지으며 좋겠다. 예배당을 (크게)지어놓으면 겨울에 난방, 여름에 냉방, 청소비 등 유지비도 많이 든다. 우리 교회 헌금을 선교와 구제에 많이 써야지 예배당 유지에 너무 많이 쓰는 것은 아깝다는 생각을 한다.
◆ '근면과 절제'를 강조하셨는데 교회 차원에서 어떻게 적용해 볼 수 있을까?
- 청소도 교인들이 좀 하고 부엌 봉사도 교인들이 했으면 좋겠다. 주일에 교회 식사도 사람 월급 줘서 하는 교회가 더러 있다. 청년들은 손으로 일하는 것을 아주 귀하게 생각해야 한다. 저는 우리나라가 워낙 가난할 때 유학해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미국에서 송장 치우는 일 외에는 다 해봤다. 미국 사람들도 화장실 청소하고 쓰레기 치우는 것 좋아하지 않은데 그것도 내가 다했다. 그 뒤에는 무슨 일이든지 귀찮다, 천하다 해서 못하는 일은 없다. 육체노동을 좋아해야 한다. 교회서도, 집에서도 작은 일이든 큰일이든 몸을 움직이는 분위기가 지배했으면 좋겠다.
◆ 개인의 신앙을 돌보는 것과 사회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균형을 잡는 방법이 있다면?
- 칼 바르트는 오른편에 성경, 왼편에 신문을 들라고 했다. 그런데 한국 같이 경쟁적인 사회에서 균형 잡기가 그렇게 쉽지 않다. 우리가 사회활동 많이 하면서도 매일 아침에 성경 읽고 기도하고 교회 출석하는 것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해야 사회활동 할때도 영적인 힘을 갖고 할 수 있지 않겠나? 우리나라 문제는 사회뢀동하는 사람은 경건이 약하고 경건이 강한 사람은 사회활동이 약한 것이다.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 요즘은 한 건물 건너 하나씩 개척교회가 생긴다. 개척교회의 단점과 장점은?
- 교회 없는 마을에 개척교회 하는 것은 꼭 필요하고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도시는 포화상태다. 제가 삐딱하게 말을 하자면 '(도시에 개척교회를 세우는 이들에게)정말 전도를 위해서냐? 생활비 마련을 위해서냐?' 좀 지독하게 말을 해버리는데... 제가 다니는 교회에서는 시(市)자 붙은 개척교회는 돕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읍면 이런데 시골에 교회가 생길때만 도왔다.
◆ 대형교회가 건축 완공 전에 부도로 매각되고 이단에게 매입되는 안타까운 상황도 있다.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
- 예수님께서도 망대를 건설하면 사전에 완공할 수 있을런지 계산한 뒤에 하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말씀에 순종하지 않고 믿음으로만 해놓는 것은 전혀 성경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성경은 그렇게 하나님을 시험하라고 돼있지 않다. 건물 지을때 확실한 계산이 선 뒤에 해야지 그것은 아주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 기득권화된 한국 기독교가 기득권을 내려놓고 세상으로 나아가는 방법은?
- 개인이 시작해야 하지 않겠나? 그리스도인들이 정말 낮아져야 한국교회가 다시 회복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학 이사장으로 있을때 저를 싣고 다니는 운전기사에게 전도했더니 '우리같은 사람은 교회 못갑니다'고 말을 해서 저는 아주 충격을 받았다. 기사 신분으로는 교회 못간다는 것이다. 이건 예수님이 말씀하신 교회와는 너무 다르다. 저는 가끔 이런 설교한다. '예수님이 서울에 오시면 어느 교회에 가시겠는가?' 기독교가 철저히 낮아지고 땅에 엎드려야 한국교회가 다시 갱신될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
권한과 권리는 오직 봉사하라고 주어진 것이지 절대로 누리라고 주신 것이 아니라는 원칙에 충실했으면 좋겠다. 우리에게 주신 특권은 오직 섬기라고 주신 것이지 누리라고 주신 것이 아니다. 그 정신이 한국사회를 지배했으면 좋겠다.
◆ 교회가 사회문제에 침묵하고 교회 혹은 복음 자체의 문제에만 매달려있다. 교회의 바른 자세에 대한 조언을 부탁한다.
- 교회는 아주 분명한 것에만 발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가 너무 좌우로 갈라져서 양쪽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할때 교회가 잘못 끼어들다가는 교회 안에서도 문제가 되고 사회에서도 오해를 받는다. 교회는 원칙적인 발언만 하고 구체적으로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는 하지 않아야 한다.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 원칙을 말해야 하지만 구체적인 것은 발언하지 않는 것이 좋다. 세월호 문제로 고민을 많이 해서 무슨 운동에도 관계를 했지만 지금은 너무 복잡하게 돼서 어느쪽을 택해야 할 지 모르는 상황이 됐다. 특별법을 마련해야 된다 말아야된다 발언하지 말고 세월호 같은 상황은 일어나지 말고 도덕불감증, 도덕적 부패는 없어야 된다는 발언은 얼마든지 할 수 있어야 한다.
◆ 지금 이 시대 젊은이로 살면서 우선순위로 드려야 하는 기도는 뭔가?
- 가장 핵심적인 것은 믿음을 절대로 잃지 않도록 우선 그게 아니겠는가? 저도 그 기도가 제일 중요하다. 확실한 믿음, 튼튼한 믿음 잃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그 다음에는 젊은이들은 '하나님께서 나를 이 세상에 무엇 때문에 보내셨는지 깨닫게 해주시고 그 목적에 충실하게 살도록 해주십시오 기도하고 노력해야 하지 않나 싶다. 청년들 고민되는 걸 보고를 들으니까 고민거리이긴 한데 제가 느낀 건 꿈이 작다, 조금 더 큰 꿈을 꿀 수 없나 하는 것이다. 그래도 '한국사회를, 아시아를, 세계를 정의로운 사회로 만들자', '우리 사회 고통 당하는 사람의 고통을 줄이는데 도움이 되자' 이런 소리를 했으면 좋겠는데 '결혼을 어떻게 해야 되나' 그 고민이 더 큰 것 같다. 그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런데 그것을 가지고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 보다는 훨씬 더 중요한 것들, 더 큰 꿈을 꿨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 기본과 전통을 잘 지키면서도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세상을 따라가지 않고 변화하는 방법은?
- 성경에 충실하면서도 상황에 따라서 성경말씀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는 유연하게 해야 할 것이다. 옛날에는 돈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서 그때 교회가 돈에 가지고 있는 태도와 지금 교회가 돈에 가진 태도 는 달라졌다. 그리고 사회의 잘못된 것이 뭔가 어떤 전략을 쓰면 복음을 잘 전하고 복음에 따라 사회를 바꿀 수 있을 것인가 계속 연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일본 목회자의 질문) 일본에서 원자력발전소 문제 어떻게 해야 하나?
- 저는 원자력발전소는 없애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별히 한국은 핵발전소를 가질 자격이 없다. 이 정도의 도덕적 수준, 책임감 가지고는 절대로 핵발전소를 가지면 안된다. 서류를 위조하고 위조품을 사용하는 책임감이다. 우리 민족이 여기에서는 정말 형편없다. 핵발전소가 얼마나 심각한 문제 갖나? 한번 사고나면 수많은 사람의 생명을 위험할 뿐아니라 자자손손 그 지역이 사람이 살 수 없는 지역이 되고 일, 중국까지 영향을 끼친다. 이렇게 무책임한 나라는 핵발전소를 가지면 안된다. 한국은 특별히 폐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극단적이기는 하지만 적어도 저의 생각으로는 너무 무책임하다. 너무 책임의식이 약하다. 그렇게 보면 한국이 핵발전소를 하는 것은 불을 쥐고 기름통에 뛰어드는 것과 마찬가지의 모험이지 않나 생각한다.
그러려면 전기 좀 절약해야 한다. 전기를 퍽퍽 쓰고는 핵발전소 못하게 하자 못한다. 그건 모순된다. 저는 지독하게 전기 아낀다. 에어컨 안틀고 겨울에도 춥게 살고 태양광발전시설 10년 전 개인돈 1300만원 들어서 공익을 위해서 만들어놨다.
◆ 세상으로부터 받은 상처 때문에 내면에 빠져 들때 있다. 어떻게 하면 좋은가?
- 믿음이 해결해줘야 하지 않나 싶다. 믿음이 좋은 다른 분의 상담도 받고 특별히 그런 사람에 대해서는 주위에서 지원(support) 해줘야 한다. 친구가 돼주고 위로해주고 용기를 북돋아주고... 교인들이 그런데 관심을 써줘야 한다. 누가 좀 외로운가, 의기소침 해있는가 보고 용기를 북돋아줘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문제에 너무 집중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될까, 특별히 우리사회에 약한 사람들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까, 그런 쪽으로 생각하면 내면의 문제가 줄어들지 않겠나 생각한다. 자신에게만 집착하니 벗어나지 못하고 더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나 싶다. 그리스도인은 나를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고 예수님처럼 다른 사람을 위해서 있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그런 사람으로 만들려고 하신다.
◆ 돈을 '하급가치'라고 하시면서 나눠주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 돈은 하급가치인데 잘 쓰면 아주 고급가치가 된다. 사랑을 위해서 쓰는 돈은 정말 가치가 있다.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가치가)왔다 갔다 한다. 5만원이 있을때 그 돈으로 아주 잘먹고 잘 사는 사람에게 식사를 한끼 대접하면 별로 가치가 없다. 50원이나 500원 가치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돈을 아프리카에 보내면 500만원 가치가 있다. 돈을 열심히 노력해서 노동해서 벌되 어떻게 하면 하나님 앞에 아주 가치있게 쓸까 늘 연구해야 한다.
선교사들에게 돈을 좀 보내줘봤더니 한국에서는 큰 돈이 아닌데 1년 학교 경상비가 된다고 하더라. 똑같은 돈인데 우리나라는 하루 경상비도 안될 돈이다. 돈을 쓰되 아주 가치있게 쓸줄 알아야 한다. 만원이라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십원도 되고 십만원도 된다. 돈을 가치 있게 쓰면 노동이 가치 있게 되고 노동이 가치 있게 되면 우리 삶이, 우리 자신이 가치 있게 된다.
◆ '내려놓음'이란 말이 유행인데 내려놓을 것이 있어야 내려놓을 수도 있다. 젊은 시기에 영향력과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한지 나눠주고 내려놓는 것이 중요한지 듣고 싶다.
- 능력은 많이 키워라. 능력은 어차피 내 안에 있으니까 내려놓을 수 없다. 그리고 능력을 통해서 얻은 돈, 권력 같은 것은 내려놓을 수 있다. 올바로 이용해서 더 큰 이익을 남길 수 있으면 사용해야 한다. 돈이 얼마 있어서 자본으로 사용해서 큰 기업을 일으켜서 수많은 사람에게 일자리를 줄 수 있다면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기보다는 기업을 세우는 것이좋다. 우리가 어떤 능력을 갖고 있는가 감안해서 돈도 권력도 명예도 사용해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
◆ 동성애가 개인의 인권이라면서 차별금지법이라는 이름으로 미혹하고 있다. 이를 보며 청년들이 어떻게 생각해야 하나?
- 동성애를 그리스도인이 어떻게 봐야 하는가는 동성애가 어떤 성격을 갖고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주장한다. 어떤 사람은 선천적이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후천적이라고 한다. 그런데 선천적이라면 비판하기가 어렵다. 후천적인 것은 답할 수 있다. 이런 글을 썼더니 교수들로 구성된 단체에서 후천적이라는 증명이 충분하다고 말을 하기도 하더라. 아무튼 (후천적이라) 그러면 우리가 비판할 수 있다. 그건 자기의 선택의 문제니까 잘못된 선택이다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선천적이라도 그리스도인이면 바울 사도가 말한 것처럼 몸의 가시로 취급하고 힘들지만 범죄하지 말고 참으라 그렇게 요구해야 되지 않나 싶다. 여기에 대해서는 자신있게 대답을 못하겠다. 원천적으로 선천적이면 비난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 종교개혁과 같이 개혁을 위해서는 교회 내의 불가피한 갈등도 있을 수 있나?
- 인간들 모임이니 갈등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교회의 지도 목사님과 장로님들이 어떻게 결정하느냐, 교인들을 얼마나 설득시키느냐에 따라 달려있을 것이다. 가장 이상적인 것을 계속 추구하는 것도 아주 어렵다. 아주 지혜롭게 교인들도 따라올 수 있을 정도로 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교인들도 자긍심을 느낀다. 교인들에게 헌금하라, 헌금하라 하는 것보다 교인들이 봤을 때 우리 교회는 정말 돈을 가치있게 쓰는구나 하면 헌금을 많이 한다. 우리 교회 와서 헌금할 재미가 있다, 정말 멋지게 쓰여지구나 하면서...그러려면 장로님들이 노력해야 되고 교인들도 이해해야 한다.
어떤 경우는 일반 성도들이 잘 모르는 어려움이 교회에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걸 생각하지 않고 흑백으로만 비판하는 것은 좋지 않다. 좀 의문이 있으면 장로님이나 목사님께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무슨 이유가 있습니까 묻는 것 그건 좋다. 그런데 무조건 잘못 됐다 비판하는 것은 교회 평화를 깨지게한다. 진리가 참 중요하고 원칙도 중요하지만 평화도 참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