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총회장 황용대 목사)가 23~26일까지 전북 부안 대명리조트에서 열린 제99회 총회에서 마지막날 '총회 선언서'를 발표하며 "참회해야 할 한국 교회 속에는 분명 우리 한국기독교장로회도 자리하고 있음을 부끄럽게 고백하면서, 먼저 우리 자신의 죄악에 대해 티끌과 재 가운데서 회개한다"고 전했다.
'하나님과 세상 앞에 참회하는 교회(참회하며 새 역사를 준비합시다!)라는 제하의 선언서에서 기장은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제100회 총회를 내다보면서, 우리를 부르신 하나님 앞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동시에 우리는 죽음을 향하여 치닫는 사회에 대하여 예언자적 경종을 울리고 구원의 길을 제시해야 할 한국 교회가 오히려 사회의 타락에 편승하고 부추겼음을 고백하며, 하나님과 세상 앞에서 마음 깊이 참회한다"고 고백했다.
기장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선 "성공과 이익을 숭배하는 한국 사회의 병폐는 지난 4월 16일에 발생한 세월호 참사에서 총체적으로 드러났다"며 "이념의 문제나 진영의 논리 속에 매몰되어서는 안 되며, 유가족들이 납득할 수 있는 진상규명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요구하며, 유가족과 연대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아갈 것임을 밝혔다.
또 기장은 남북한 평화통일을 열망하며 "미국과 중국의 대립, 일본의 재무장으로 한반도는 또다시 강대국들의 전쟁터가 될 가능성이 급증하고 있지만, 우리는 남북의 통일된 희망이 보이지 않는 캄캄함 속에서도 넘어진 촛대를 세우고 통일의 열망의 불꽃을 더욱 붙여야 할 때라 믿는다"고 전했다.
이어 원전을 비롯해 대사회적 현안에 대해 "원전은 현대판 '죽음의 열매'로서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정면으로 반역하는 것이기에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될 수 없다"며 "수많은 이들의 희생으로 성취한 민주주의가 국가정보원과 군의 선거개입으로 뿌리 채 흔들리고, 대책 없는 농산물 개방으로 농민의 생존권과 국가의 식량주권이 무너질 위험에 처했으며, 국민의 건강권과 의료 체계를 심각하게 훼손할 영리병원이 허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교회를 향해선 "한국 교회는 그동안 놀라운 외형적 성장을 이루었지만 하나님이 주신 본질적 사명에 충실하지 못했으며, 오히려 세속의 물질적 가치를 교회가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물신주의를 부추긴 측면마저 있다"며 "세상의 물질주의와 성공지상주의를 복음으로 극복해야 할 한국 교회는 거꾸로 급속하게 세속적 욕망의 포로가 됨으로써 십자가와 부활의 공동체라는 정체성을 상실하고 말았다"고 탄식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하나님 나라를 바라보면서 말씀과 기도와 실천을 통해 위기에 빠진 오늘의 교회를 진정 예수그리스도께서 주권을 가지신 교회가 되게 할 것"이라며 "하나님 앞에서, 세상 앞에서의 참회와 새로운 결단이 우리 자신의 정체성을 되찾고 한국 교회를 진정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가 되도록 갱신하며 나아가 한국 사회에 그리스도의 구원을 선언할 수 있는 은총의 출발점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한국교회의 갱신을 간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