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총회장 황용대 목사)가 지난 23일 3박4일 간의 일정으로 전북 부안 대명리조트에서 제99회 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기장은 먼저 언어장애로 타 교단에서 교육을 받지 못한 학생을 총회가 책임지고 위탁교육을 실시하기로 결의했다.
총회 고시위원회는 심해석 위원장은 "언어장애로 위탁교육을 하기로 한 전남노회의 정재현씨를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이 거절했다"며 "장애가 있다고 교육을 할 수 없다면 기장에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심 위원장은 "총회가 결의를 해 준다면 이 사항을 다시 신대원과 논의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했다.
이에 한 총대는 "약자와 함께하는 기장 교단이 농아자에 대한 교육을 할 수 없는 건 가슴이 아프고 안타까운 일"이라며 "어떻게든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총회가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다른 총대는 "신대원에서 수화도우미가 필요하다며 위탁을 거절한 건 핑계에 불과하다"며 '레포트나 논문을 통해서도 평가를 할 수 있는만큼 신대원이 재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대들의 지지를 얻은 총회 고시위원회는 이 문제는 한신대 신대원과 재논의 후 교육하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 여성 전도사 70세 정년 제안
총회 이틀째인 25일에는 '여성 전도사'의 정년을 만 70세까지 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양성평등위원회 임희숙 위원장은 "몇몇 지역 교회에서 여성 전도사의 정년을 만 55세나 만 60세로 규정하고 있다"며 "총회헌법에 따르면 모든 교회 직원은 은퇴 나이를 만 70세로 정하고 있고 만 65세부터는 자원 은퇴할 수 있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 전도사들이 조기 은퇴를 요구받지 않도록 해 달라"며 "교회들이 은퇴를 요구하는 내규를 제정하지 않도록 해 달라"고 했다.
양성평등위의 제안은 내년 총회에서 헌의안으로 올려져 공식 논의된다.
◆ 발리개혁교회와 선교협력
인도네시아 발리개혁교회(GKPB)와 선교협력도 맺었다. 기장 국제협력선교위원회는 이번 총회에 GKPB와의 선교협력을 허락해 달라고 헌의안을 올렸고 총대들은 이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기장과 GKPB는 협약서에서 "교회는 세상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한 몸이고 각자의 사회와 세상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증언하기 위해 부름 받았다는 신앙을 함께 가지고 있다"며 "정의와 평화의 하나님 나라를 세우기 위해 서로의 상명과 헌신을 공유한다"고 밝혔다. 이어 "서로가 서로를 배우고 변화시켜 나가겠다"며 "협력해 가난한자와 소외된자, 불공정하게 대우받는 이들을 돕겠다"고 다짐했다.
기장은 GKPB는 신앙과 예배의식을 공유하고 '신학교육' '평신도 목회'와 관련한 모임을 함께 개최하기로 했다. 또 신앙을 공유하기 위해 에큐메니컬 선교동역자를 파송하기로 했다.
◆ 총회 본부,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이전 '결의'
현재 서울 강북구 4·19로 아카데미하우스에 있는 총회본부는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으로 이전하기로 결의했다. 기장은 다음달 중 총회 본부를 이전 할 계획이다.
기장 21세기 중장기발전기획위원회(21세기 위원회)는 "현재 총회 본부가 있는 아카데미하우스의 적자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총회 본부를 옮기고 아카데미하우스 전체를 임대해 수익을 꾀하자"며 총회 분부 이전 안을 헌의했다.
총대들의 의견은 분분했다. 한 총대는 "아카데미하우스의 적자는 예견됐던 일"이라며 "무작정 옮길 것이 아니라 흑자를 내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다른 총대는 "현실과 이상에는 괴리가 있다"며 "총회에서 자구노력도 했고 전문경영인한테 맡겼는데도 투자없이는 쉽지 않다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결국 총회 본부 이전안은 투표에 붙여져 찬성 250표, 반대 15표로 가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