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희 기독일보·선교신문 기자] 중국교회의 성장, 중국 내 한국 선교사의 집중 현상과 추방, 중국삼자교회와 한국교회와의 교류 재개 등은 한국교회의 중국사역에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공산권을 비롯해 회교권, 불교권, 힌두권 등 미전도종족을 사역하는 빌리온선교회 이교봉 총무는 "중국교회에 대한 한국교회의 관심과 헌신에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중국선교에서 최선의 길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선교타임즈 최신호에서 강조했다.
이 목사는 '중국선교에 대한 이견과 그 필요성'에 대한 칼럼에서 중국선교에 대한 한국교회의 두 가지 기류로 ▲더 이상 중국을 선교 우선 대상국으로 두지 말고, 복음증거가 더 시급한 다른 나라로 선교사 파송을 하는 것과 ▲중국선교에 대한 기존의 접근방식과 활동이 바꿔져야 한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첫 번째 기류는 중국교회의 성장과 중국 내 한국 선교사의 편중현상, 체류가 어려워진 중국 선교환경변화 등이 근거이며, 두 번째 기류는 한중기독교교류협회 세미나 내용으로, 한국교회의 전통적 선교방식이 중국의 종교적 상황을 존중하지 않은 행동으로 간주하고 음지가 아닌 양지에서 선교가 아닌 복음전도를 지향해야 한다는 주장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중국선교를 위한 최선의 길을 발견하려면 중국교회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이교봉 목사는 오늘날 중국선교 환경에 대해 "중국교회와 신자들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그러나 중국 정부의 공식 통계에는 약 2천5백만여 명이 신도이며, 비공식 숫자를 염두에 둔다 할 찌라도 복음을 듣지 못한 중국인은 여전히 많고, 중국 내 미전도종족이 계속 발견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복음화율을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보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견지하거나, 중국선교가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했다고 말하는 것은 아직 섣부른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 중국교회 성장에 따라 사역 전략 전환돼야
이교봉 목사는 중국교회의 성장은 ▲신자의 삶이 올바른 성경적 가치관에 바탕을 두도록 하는 교회 교육 ▲거세가 발호하는 이단 사상에 대항하는 확고한 교리에 근거한 진리의 파수 ▲개혁개방 이후 물질주의 세계관의 폐해로 인해 황폐해진 인민의 마음을 복음으로 위로하고 새 소망을 주는 복음 전파의 사명을 감당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진 것을 말해준다고 강조했다. "즉 중국교회는 이제 생존이 아닌 사명을 감당해야 하는 전환의 기로에 있다"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중국교회에는 순교로 이어져 온 신앙전통과 경건하고 역량을 갖춘 좋은 지도자가 많지만, 오늘날 직면해야 할 문제는 지금까지 중국교회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것"이라며 "그만큼 중국교회가 많은 시행착오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한국교회가 성장하면서 얻은 긍정적, 부정적 교훈은 중국교회를 건강하게 세우는 일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교봉 목사는 "그런 의미에서 중국교회 성장은 한국선교사의 자질 성숙, 사역과 전략에서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지 선교사의 불필요성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며 "더욱이 선교지 환경이 어려워진다고 선교사 철수를 생각하는 것은 선교역사를 생각할 때 재론의 여지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 중국선교에 대한 부정적 자기평가 재고해야
이 총무는 중국정부가 대외적으로 교회 문호를 개방하고 교류를 증진하는 노력은 환영할 만하다며 이번 한중기독교교류협회의 활동 재개가 중국선교에 새로운 틀과 가능성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중국의 종교현실을 중국 통일전선부와 종교국의 지도와 통제를 받는 기독교 양회(기독교삼자애국운동위원회, 기독교교회협회)가 보여주는 대로만 이해, 수용하려는 태도와 지금까지 일궈 온 한국교회의 중국선교에 대한 부정적인 자기평가를 보인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이번 한중기독교교류세미나에서 한 목사가 한국의 기독교가 중국의 법적 규정을 무시한 것이 중국 기독교와의 교류에 방해가 됐다고 말한 후, 지양해야 할 교류로 전도, 교회개척, 예배당 건축 지원, 목양지원, 지도자 양성 및 신학훈련 지원, 집회 및 찬양 사역, 문서 선교, 의료와 복지 사업, 사업을 통한 선교 등 '중국 종교사무국의 허락을 받지 않았거나 중국교회 지도자들과 협력 없이 독자적으로 진행되는 모든 형태의 교류'라고 한 것을 언급했다. 이교봉 목사는 "이 내용은 중국 종교상황을 잘 알고 지금까지 전통적인 선교 방법으로 중국을 섬기는 선교사나 교회, 선교단체들에게는 당혹스럽고 불쾌한 일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지금까지 한국교회와 한국 선교사들이 수고하고 헌신한 선교의 발걸음을 부정하는 것처럼 여겨질 수 있다"며 "더욱이 이 발언이 존경 받는 지도자에 의해, 영향력 있는 교회가 참여한 공개석상에서 이뤄졌고, 언론을 통해 이 주장을 접한 한국교회 성도들이 중국선교와 중국 선교사 후원을 어떤 식으로 이해하게 될 지 우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고 배려하는 것이, 상대방의 시선으로 우리 자신을 바라보고 평가 내리는 것으로 나타나야 하는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교회가 공식적인 통로를 통해 중국교회를 도울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이 중국 정부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 중국의 자유롭지 못한 종교현실과 지금까지 한국 선교사들의 헌신을 부정할만큼 가치가 있는 것인지, 주님이 칭찬해 주실 만한 열매일지 생각해 볼 여지가 분명히 있다"고 덧붙였다.
이교봉 목사는 "한국교회는 중국교회의 동역자로서 지금까지 열심히 달려왔고, 중국교회는 예전과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계속적인 교회성장, 잘 훈련된 목회자들의 배출, 정부가 교회에 사회복지에 대한 관심과 후원을 기대할 정도의 풍성한 재정과 인력은 분명 성장한 모습이고 진일보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제 중국교회는 단순히 도움이 필요한 교회가 아니라, 함께 협력하며 동역할 만한 역량과 실력을 갖추게 됐다는 것이다.
■ 중국 선교사 파송 소홀하거나 외면할 수 없어
마지막으로 이 목사는 "모든 교회는 온 세상을 향하여 복음을 증거하는 선교적 교회가 되는 것이 중요한 사명 중 하나"라며 "그런 의미에서 중국교회의 성장은 단순히 중국의 종교정책에 맞춰 사회주의 건설에 이바지하는 것만 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교회는 세상을 향해 복음을 전하는 선교중국의 길을 가야 하며, 한국교회의 선교적 책무는 바로 이웃 중국교회가 선교하는 교회로 경험이 일천한 것을 이해하고, 이 일에 능숙할 수 있도록 계속 돕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교봉 목사는 "이것이야말로 변화하고 있는 중국교회의 상황과 현지의 어려움, 공식 교류활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유익에도 불구하고 중국 선교사의 파송을 결코 소홀히 하거나 외면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라며 "공개된 사역뿐만 아니라 공개되지 못하는 사역도 포기할 수 없고, 포기해서도 안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