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아시아의 최대 스포츠축제인 '2014인천아시안게임'이 19일 오후 인천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성대한 개회식과 함께 16일 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공연 예산만 239억원이 투입된 이날 개회식은 '아시아의 미래를 만나다'라는 주제를 3시간 동안 다양한 이야기를 녹아내 아시아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한국 영화계의 '거장' 임권택(68) 감독과 장진(43) 감독의 지도 아래 2700여명의 출연진들은 그동안 갈고 닦은 솜씨를 맘껏 발휘했다.
개회식의 본격적인 시작을 의미하는 카운트다운은 아시아 45개국의 개성있는 언어 혹은 지형지물에서 착안된 그림 숫자들로 식상함의 틀을 깨뜨렸고 '굴렁쇠 소녀'의 등장은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화제를 모은 '굴렁쇠 소년'의 기억을 되살리기에 충분했다.
"실수할까봐 두렵다"던 13세 소녀 김민양은 배우 장동건으로부터 굴렁쇠 후프를 건네받은 뒤 침착하고 아름다운 연기를 선보이며 박수를 한 몸에 받았다.
국내를 넘어 세계 문화계를 뒤흔든 고은 시인과 성악가 조수미의 만남은 또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이어졌다. 조수미는 인천시민합창단과 함께 고은 시인이 헌시한 '아시아드의 노래'에 곡을 붙여 아름다운 하모니를 선사했다.
조수미의 애절한 음성으로 시작된 '아리랑'은 919명으로 구성된 인천 지역 합창단의 목소리와 함께 웅장함을 매력을 뽐냈다.
대회에 참가하는 45개국 대표 선수단은 '9월 19일'을 상징하는 '19시 19분'에 맞춰 입장을 시작했다. 알파벳이 아닌 '가나다 순'으로 입장순서가 정해지면서 네팔이 유례없는 첫 입장의 영예를 안았다.
개최국 자격으로 마지막에 등장한 한국 선수단은 가장 커다란 박수를 받았다. 한국 선수단은 레슬링 올림픽금메달리스트 김현우를 기수로 내세워 천천히 경기장을 돌며 축제를 만끽했다.
30번째로 입장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은 한국 못지 않은 환호를 이끌어내 관심을 끌었다. 북한 선수들은 흐르는 음악에 맞춰 인공기를 흔들며 환호에 화답했다.
김영수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우리는 이번 대회가 일부 국가들만을 위한 잔치가 아니라 아시아 전체가 즐기고 공감하는 환호의 마당이 되도록 준비했다"며 "'평화의 숨결, 아시아의 미래'라는 대회의 슬로건처럼 각기 독특한 개성을 가진 아시아의 모든 국가들이 소통과 화합을 통해 이곳 인천에서 하나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세이크 아마드 알파드 알사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회장은 "아시아경기대회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의 대회이지만 또한 바로 여러분의 대회이기도 하다"면서 "앞으로 16일간 우리 모두가 하나 되어 열정과 기쁨을 함께 나누자"고 당부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개회선언 이후 시작된 성화봉송에서는 이승엽(야구)과 박인비(골프), 이규혁(스피드스케이팅), 박찬숙(농구), 이형택(테니스) 등 한국 스포츠가 배출한 각 분야 최고의 스타들이 주자로 힘을 보탰다. 아시아권에서 인기가 높은 가수 JYJ는 흥겨운 노래로 흥을 돋웠다.
이형택의 손을 떠난 성화는 다이빙 꿈나무 김영호(12)와 리듬체조 유망주 김주원(13)에게 쥐어줬고 두 꿈나무는 이미 알려진대로 최종 점화자인 배우 이영애와 함께 성화에 불을 붙이면서 성화 봉송을 마무리했다.
3시간 가량 진행된 개회식은 다양한 퍼포먼스와 문화 공연으로 관객들의 눈을 사로 잡았다. 하지만 지나친 한류 연예인의 등장과 최종주자의 사전 공개는 '옥에 티'로 남았다.
화려한 개회식을 통해 시작을 알린 이번 대회에서는 45개국 1만4500명의 선수단이 36개 종목에서 439개의 금메달을 놓고 다음달 4일까지 갈고 닦은 실력을 뽐낸다. 아시안게임이 안방에서 열리는 것은 1986년 서울대회와 2002년 부산대회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한국은 90개 이상의 금메달과 종합 2위 수성을 1차 목표로 세웠다. 메달 레이스가 예상보다 순조로울 경우 부산아시안게임의 금메달 96개 이상까지 바라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