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김종엽 기자]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첫째 아들 조현준 효성 섬유PG장(사장)과 셋째 아들 조현상 효성 산업자재PG장(부사장)이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현준 사장과 조현상 부사장은 최근 부친인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이 1000억원대 세금을 탈루하고 회사 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중인 데다 지병인 전립선암으로 치료를 받으면서 경영 공백 우려가 커지는 시점부터 사실상 그룹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현준 사장은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효성의 최대주주. 지난 7월 조 사장은 보통주 3500주(0.01%)를 주당 6만7486원에 취득하면서 조석래 회장의 지분율을 처음으로 뛰어넘었다. 현재 조현준 사장의 효성 지분율은 10.40%로, 조석래 회장의 10.15%, 조현상 부사장의 10.08%보다 높다. 특히 조현준 사장은 그룹 내 정보기술(IT) 및 클라우드 서비스 회사인 효성ITX의 대주주로서 차세대 성장동력을 이끌고 있다. 효성그룹은 주력사업인 섬유, 산업자재, 중공업 이외에 신성장 사업으로 사물인터넷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이끄는 주력 계열사는 조 사장이 대주주로 있는 효성ITX다.
조현준 사장의 주도 하에 젊고 세련된 효성의 이미지 구축도 진행되고 있다. 최근 선보인 효성 TV광고 제작에 조 사장이 적극 관여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과거 1990년대 동양나일론 시절 이후 TV 광고는 20여년 만이다. 광고는 효성이 글로벌 차세대 소재 산업에서 활약하고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현준 사장이 지난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섬유교역전 '프리뷰 인 서울(PIS: Preview in Seoul) 2014' 전시회에 참석, 고객사들의 어려움을 청취하며 동반성장 행보를 보인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최근 조현상 부사장의 행보도 두드러지긴 마찬가지다. 효성은 전날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의 시장 확대 등을 위해 기술 중심의 영업조직을 신설하는 내용의 조직 개편을 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직개편을 주도한 이는 조현상 부사장. 조현상 부사장은 "테크니컬마케팅팀의 전문 기술 인력을 바탕으로 차별화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이를 통해 효성만이 제공할 수 있는 제품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