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북한이 국제적인 인권문제 지적에 본격 대응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최근 해외의 한 친북매체가 북한의 사법 원로인사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공개처형과 2심제가 시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북 성향 인터넷 매체 '민족통신'은 17일 게재한 북한 최고 사법기관 소속 박모 원로참사와 특별대담을 통해 "일반적으로 조선(북한)의 형벌제도는 악질적인 범죄자들(반국가, 반민족, 테러, 국가전복, 고의살인, 마약밀수 등)의 경우에는 무기형을 포함해 사형도 한다"고 전했다. 악질적인 범죄에 대해 주변 인민들이 청원을 하면 공개처형도 집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도에서 한 노년층 여성이 잔인하게 살해되자 지역주민들이 들고 일어나 범죄자에 대한 공개처형을 주장해 집행된 적이 있었다고 박씨는 설명했다.

북한 형벌제도의 특징 중 하나는 전과제도가 없다는 점이다. 2범 또는 3범이라도 그 전의 죄를 계산해 중형을 내리지는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형법에 저촉되는 경우는 주로 교통위반, 상업질서 위반, 경제관리 위반과 직무상 위반 등이며 민사재판 사건은 주로 재산문제, 빚문제, 이혼문제, 성문란 문제 등이다. 또 교도소나 구치소 대신 교화소란 용어를 쓴다.

심급체계는 2심제다. 지역(도, 군 지역법원)에서 항소가 제기되면 최고재판소에서 판결하는 것으로 재판이 끝난다. 다만 피고인 인척들이나 주민들이 재고해 달라고 청원하면 재심할 수도 있다. 2심으로 정한 것은 "서방처럼 재판이 길어지면 피고인들이 불필요하게 고생한다"는 김일성 전 주석의 뜻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장이나 재판관은 실력판정제도에서 합격한 사람으로서 능력을 평가받아야 판사의 지위와 역할을 유지할 수 있다. 인민참심원으로 참여하는 이들도 법조계에서 5년이상 일한 경력이 있는 사람들로 구성된다.

민족통신에 따르면 북한 헌법은 서문과 7장, 172조로 구성돼있다. 제1장 정치(1~18조), 제2장 경제(19~38조), 제3장 문화(39~57조), 제4장 국방(58~61조), 제5장 공민기본권리와 의무(62~86조), 제6장 국가기구(87~168조), 제7장 국장, 국기, 수도(169~172조) 등으로 구성돼있다. 북한 헌법정신은 강성국가 지향, 조국의 자주적 평화통일 지향, 자주·평화·친선 등 3대기조에 의한 국가관계 발전방향, 인민들 인권보호증진 등이다.

북한이 박 원로참사를 내세워 사법제도를 옹호한 것은 최근 스스로 인권보고서를 만들고 다른 나라와 인권 대화를 갖겠다는 뜻을 밝히는 등 국제사회의 인권문제 비판에 대해 공세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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