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정부가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를 '소득' 중심으로 개편하고 있는 가운데 근로소득(월급) 외에 금융, 연금 소득 등 대부분의 소득에는 보험료를 매기지만 양도·상속·증여소득은 부과 기준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또 소득이 없거나 적은 지역가입자에게는 정액의 최저보험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건강보험 관련 정부, 학계, 노동계 등으로 구성된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 기획단'은 11일 오전 제11차 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보험료 부과체계 개선의 기본방향을 정리했다.

우선 보험료 부과 대상 소득이 확대 돼 근로소득과 사업소득 외에 2000만원을 넘는 이자, 배당금 등 금융소득, 연금소득, 기타소득 등 종합과세소득이 보험료에 반영된다.

다만 퇴직·양도 소득과 상속·증여소득은 부과 기준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기획단은 "퇴직, 양도소득은 일회성 소득으로 부과타당성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예상되고, 상속․증여소득의 경우 재산의 개념이 강하므로 제외한다"고 설명했다.

또 2000만원 이하의 이자·배당소득과 일용근로소득 등 분리과세 소득은 법령개정 등 제반 여건 마련이 우선 필요하기 때문에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소득과 재산, 자동차에 건보료를 매긴 지역가입자도 기본적으로 소득 중심의 정률로 보험료를 내게 된다.

성·연령, 재산 등 소득 외 부과요소는 당장 부과 기준에서 제외하지는 않고 소득 파악 수준과 재정 여건 등을 감안해 종전보다 축소·조정해 부과할 방침이다. 다만 자동차 기준의 경우 폐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소득이 없거나 적은 지역가입자에 대해서는 정액의 최저보험료를 부과하며, 저소득 취약계층의 보험료가 인상되지 않도록 보험료 경감 방안을 마련할 것을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아울러 건보료를 내지 않던 직장 가입자의 피부양자(被扶養者)도 소득이 있다면 건강보험료를 부과하는 거시 타당하다고 뜻을 모았다. 단 새 부과체계에 따라 급격하게 보험료 부담이 늘어나는 일이 없도록 부담능력 있는 피부양자에 대한 인정기준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기획단은 이러한 기본 방향을 바탕으로 이달 중에 부과 대상 소득 기준 등을 담은 상세보고서를 작성해 정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바뀐 부과체계에 따른 가입자의 건보료 증감 모형 등이 실린다.

보건복지부는 기획단의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안을 보고 받은 후 공청회 등 여론 수렴 과정을 거쳐 올해 안에 최종안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 올릴 계획이다.

개편안 내용에 따라 국민건강보험법을 개정해야 하는 만큼 국회 통과까지 거치면 실제 개편은 빨라도 내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상세보고서가 나오면 재정 변화, 가입자 보험료 부담 변동 등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의견을 수렴해 합리적인 건보료 부과체계 개선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소득이 상대적으로 투명하게 드러나는 직장가입자의 과도한 보험료 부담 증가를 방지하고 부담능력이 충분함에도 무임승차하는 가입자가 없도록 할 것이다"고 말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건강보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