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임대인이 건물을 철거하거나 재건축할 경우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도록 한 임대차보호법 조항이 합헌이라는 결정이 내려졌다.

헌법재판소는 카페 운영자 최모씨 등 2명이 "옛 임대차보호법 조항이 임차인의 재산권 및 생존권을 침해한다"며 제기한 헌법소원 심판청구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9일 밝혔다.

옛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10조 1항은 '임대인은 임차인이 임대차 기간이 만료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사이에 계약갱신을 요구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고 규정했다. 다만, 철거나 재건축 등의 사유가 있을 경우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재판소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은 민법상 채권에 불과한 임차권에 대항력, 우선변제권, 계약갱신요구권을 인정하는 등 임차인의 지위를 강화시켜 주고 있다"며 "해당 조항은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으로 인해 침해될 수 있는 임대인의 권리를 보호해 양측의 권리관계 균형을 맞추기 위한 규정으로써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절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건축을 이유로 갱신거절권을 행사할 수 있는 시점에 대한 분명한 규정이 없어 임대인에 의해 남용될 여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복잡하고 다양한 재건축 사유 및 그 진행단계를 일일이 고려해 입법한다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려운 면이 있고, 분쟁이 발생할 경우 갱신거절권 행사가 정당한지를 법원에서 판단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침해의 최소성 원칙이나 법익 균형성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최씨 등은 2010년 7월부터 서울 강서구 소재 심모씨의 건물 일부를 빌려 카페를 운영하다 2012년 심씨로부터 '점포의 재건축을 위해 임대차 계약의 갱신을 거절한다'는 통지를 받았다.

이에 최씨 등은 "카페 개업 당시 5년 이상 계획을 갖고 인테리어 등 시설투자를 했고 계약기간 3년을 요청하자 심씨가 걱정 말라고 해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던 것"이라며 심씨에게 이주에 따른 보상을 요구했다.

이후 심씨가 이를 거절하며 점포 인도 청구 소송을 내자 최씨 등은 옛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조항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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