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기독일보] 지난해 6월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이래 미국 연방법원이 마침내 '일부다처제'까지 허락하는 명령을 내렸다.
유타 주에 거주하는 코디 브라운은 4명의 여성과 동거하며 17명의 자녀를 낳았다. 사실상 일부다처 관계다. 그의 이런 삶은 미국 케이블 채널에서 '시스터 와이브즈(Sister Wives)'란 제목의 리얼리티 쇼로도 방송되며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다. 이 여성들은 상호 합의 하에 한 남성과 이런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자녀들도 함께 양육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여러 명과 결혼 관계를 유지하는 중혼이 불법으로 규정돼 있다. 브라운이 TV에서 인기를 얻자 유타 주 검찰은 수사를 시작했고 브라운은 인근 네바다 주로 이주한 뒤 맞대응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그의 주장은 자신은 중혼(bigamy)을 한 것이 아니라 일부다처제(polygamy)를 하고 있단 것이다. 실제로 브라운은 한 여성과만 혼인신고를 했고 나머지 여성과는 동거 관계를 맺고 있다. 그는 "합의 하에 이뤄진 성인 간의 성관계는 사생활의 문제이며 처벌할 수 없다"는 연방대법원의 2003년 로렌스 대 텍사스 판결의 판례를 들며 자신의 성관계는 합의에 의한 것이므로 사생활이라 주장했다.
그의 이런 주장을 법원이 인정했다는 것은 법원이 결혼 관계를 결혼증명서에만 국한시키고 있으며 실제 성관계나 가정 구성 유무와는 별개의 문제로 보고 있음을 확인시켜 준다. 클락 워돕스 판사는 "중혼은 금지하지만 여러 사람과 성관계를 맺는 것은 개인의 사생활"이라고 판결하며 사실상 "중혼은 금지, 일부다처는 허가"라는 입장이었다.
한편, 브라운은 몰몬교의 급진적 분파인 연합사도형제단(Apostolic United Brethren Church) 신도다. 과거 몰몬교는 일부다처제를 시행했지만 이것이 주법 및 연방법에 어긋나 갈등을 겪자 1890년 이래로 이를 금지한 상태다. 그러나 몰몬교에서 갈라져 나온 급진적 분파들은 여전히 암암리에 일부다처제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배경으로 인해 워돕스 판사는 일부다처제를 금지하는 것은 헌법에 명시된 종교자유까지 침해하고 있다고 판결했다. 또 브라운의 일부다처 여부를 조사한 카운티 정부가 표현의 자유, 종교자유, 평등권을 침해했다고 판결하고 주 정부가 브라운의 변호사 비용을 배상할 것을 명령했다.
이날 연방법원이 지난해 12월의 판결을 재확인하며 최종 명령을 내리자 유타 주 법무장관은 이 문제를 즉각 항소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