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한 달에 수백만원어치의 책을 구매하고 그 책을 읽고 소개하는 것으로 이름을 알린 '서평꾼 로쟈' 이현우(46)씨는 26일 광화문 대한출판문화협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독서 근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씨는 독서근육을 위해 다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일본 학자는 독서 근육을 키우기 위해서는 150권 정도를 읽어야 한다고 말해요. 그 정도 독서량이 축적되면 책을 읽을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거죠. 그게 아니면 책이 재미가 없어요. 독서 근육이 있고 없고는 차이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장르를 불문하고 읽으라'고 조언했다. 좋은 책과 좋지 않은 책은 있을 수 있지만, 좋지 않은 독서는 없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인터넷서점 알라딘에서 독자 서평으로 시작해 '서평꾼'이라는 별명을 얻기까지 그는 "다 만져 보려 애쓴다"고 말한다.
"책을 구입한 독자의 15% 정도만 책을 다 읽는다고 해요. 책을 안 읽기 때문에 해를 끼칠 수가 없는 겁니다. 어떤 것이든 읽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서평에 대해 이 씨는 '희생적이고 봉사적이고 순교적인 역할'고 규정한다.
"서평의 역할은 일독의 여부를 판단할 수 있게 하는 거죠. 읽은척 하게 해주는 게 두 번째고요. 세 번째 기능은 읽지 않게끔 해주는 겁니다. 중요한 기능이고 서평만의 역할이죠. 희생적이고 봉사적이고 순교적인 역할입니다. '나 혼자 싸 짊어지고 갈 테니 절대 읽지 마'라는 맥락이죠. 그런 서평가가 많을수록 서평문화의 질이 좋아질 겁니다."
서평문화의 질적 향상을 위해 또다른 서평가들인 미디어의 변화의 필요성 또한 덧붙인다. "책에 대한 단순한 소개를 넘어서서 사회적인 어젠다와 연관시켜서 책을 소개하고 출판이나 독서를 유도하는 기능이 언론이 잘할 수 있는 기능이 아닐까요. 사회적인 여론이나 분위기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지면 구성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논평적인 내용이 많이 가미된 서평이 독자들의 판단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청소년기가 독서 근육을 키우기 좋은 시기지만, 이를 어렵게 하는 교육 현실은 아쉽다고 그는 말한다. 또한 교과 과정이 문제 풀이 위주인 탓에 '독서'가 '공부'로 치환되지 않는 현실을 그는 지적했다.
"'너는 왜 공부를 안 하고 책을 보느냐'는 말은 번역할 수 없는 말이에요. 이해시킬 수 없기 때문이죠. 핀란드의 경우 시험의 답을 쓰려면 책을 몇 권씩 읽어야 해요. 그게 공부인데 우리는 문제 풀이만 하는 거죠. 독서력이 없는 상태에서 대학에만 진학한다고 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서평 과제를 내준 적이 없는데 다들 베껴 오더라고요. 그러면서 또 성적은 잘 받으려고 해요. 이런 문제들이 바뀌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