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영국의 세속주의가 공격적 성향을 띠어가고 있으며, 기독교인들은 신앙을 감추고 살아가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고 현지 주요 정부 지도자가 우려를 표했다.
도미닉 그리브 전 영국 법무상은 26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텔래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공격적 형태의 세속주의가 영국의 공공 영역에서 신앙을 밀어내고 있다"며 "자신이 믿는 바를 표현했다는 이유로 차별을 당하는 것은 부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직장에서 신앙을 드러냈다가 경고를 받거나 해고 당하는 등의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그 예로 직장에서 십자가 목걸이를 했던 한 기독교인이 이를 금지 당했던 사건을 들었다.
성공회 교인이기도 한 그리브 전 법무상은 "현대 영국 사회에서 기독교는 선을 이루어나가기 위한 강력한 힘"이라며, "기독교인들은 우리가 믿는 바를 내세우고 지지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그는 "기독교인이 모든 지혜를 독점하고 있다는 뜻은 아니지만 기독교는 이 나라를 형성하는 데 막대한 역할을 해 왔다"고 말했다.
그리브 전 법무상은 또한 "영국 정치인들 역시 정책 결정 과정에서 종교적 신념을 적용하는 일에 위협을 느끼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토니 블레어 전 수상의 대변인인 앨러스테어 캠벨이 "종교로 인해 유권자들을 잃지 않도록 종교적 신념을 정치에 적용해서는 안된다"고 밝힌 것을 정면 비판한 것이다.
그리브 전 법무상은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신앙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며, "신앙을 가진 이들은 그에 기반해서 문제에 접근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영국 정치권에서는 닉 클레그 부총리와 에드 밀리밴드 노동당 당수 등이 자신을 무신론자로 선언하고 나선 데 이어 데이빗 캐머런 총리가 자신의 성공회 신앙에 대해 "산간 지역에서 FM 수신이 되었다 안되었다 하는 것처럼 들쭉날쭉하다"고 밝히는 등 세속주의적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