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건강한사회를위한국민연대] 학생인권조례의 문제점에 대해 학생의 인권과 교사의 교권의 대립으로 인한 찬반논쟁이 이미 진행중이다. 사실, 학생인권조례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바로 학생을 피억압자로 상정하고 교사 및 학부모를 억압자로 규정하고 있는 대전제이다. 교육기본법에서 교육당사자는 학습자와 학부모, 그리고 교원이다. 하지만 이 중 유독 학습자인 학생의 인권만을 강조한 조례가 필요하다는 발상 자체는 이미 교육당사자간의 역학관계에 대한 편견에서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학습자와 학부모에 의한 교원의 인권 유린 사태에 대한 적절한 보호조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며 학생 인권과 교권의 대립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그러므로, 학교 내의 교육당사자 간의 관계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만들어진 학생인권조례 자체는 폐지되어야 하며, 교육당사자 모두가 교육기본권에 명시된 권리와 의무를 이행하는 과정 속에서 보호받을 수 있는 새로운 조례 제정이 시급한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그동안 우려했던 학생인권조례의 또 다른 문제점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최근 미션스쿨인 J여고 K교목은 지난 5월 채플시간에 세월호 참사 이후 이단의 폐해를 알리고자 'JMS 교주가 여신도들을 성폭행해 감옥에 있다'는 발언을 했다. 이를 전해들은 JMS 학무보협의회 대표는 학생인권조례를 앞세워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서울시교육청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내겠다'며 사과를 요구한 사건이 있었다. K교목은 '대법원에 확정판결로 밝혀진 진실이기 때문에 사과할 이유가 없다'며 '학부모 측에 명예훼손의 증거와 피해자를 제시하라'고 말했다. 하지만 학부모 측은 K교목의 기타 다른 발언을 문제 삼았으며, 피해 학생은 학교 분위기상 신분공개가 어렵다고 주장했다.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학생들에게 이단이야기도 못한다는 교목들   ©국민일보

교육기본법에 규정된 교원의 의무는 학생에게 학습윤리를 지도하고 지식을 습득하게 한다고 명시되어 있으나, 오히려 학생인권조례는 이러한 교원의 의무를 이행할 수 없도록 발을 묶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위 사례에서 보는 바와 같이 학생인권조례는 반사회적, 반윤리적 종교에 대한 비판과 지도도 불가능하게 만들어 현 상황에서 학생들의 올바른 윤리관을 지도할 수 있는 기회 자체를 박탈하고 있다.

학교 내에서 모든 종교에 대해 차별없는 권리와 자유가 주어지는 것은 헌법에서 규정한 종교의 자유의 관점에서 중요하다. 하지만, 각각의 종교가 사회에 대하여 가져야할 의무가 있으며, 이를 위반한 반사회적 종교의 경우는 비판받고 통제되어야 함이 마땅하다. 하지만, 상기의 사례는 학생인권조례를 통해 그 의무와 상관없이 평등이 먼저 주어지게 됨으로서 일어나는 부작용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단지 위의 종교와 관련된 항목에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며,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성적 지향, 성별정체성에 관련된 항목도 동일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동성애문제대책위원회가 지난 1월 7일 오후 서울특별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학생인권조례 개정안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기독일보 DB

학생인권조례가 반사회적 종교와 반사회적 사상이나 정치적 의견에 대한 방관을 조장하고, 동성애나 미성년자의 임신을 조장한다는 우려에 대해 학생인권조례를 찬성하는 측은 조례의 제정 의도 자체는 차별을 시정하기 위한 조치이며, 반대 측의 우려를 기우(杞憂)에 불과하다고 폄하한다. 하지만, 그것은 법의 도구적 특성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거나 무시하는 감상주의적인 접근법이다. 법은 도구에 불과하고, 제정과 동시에 그 법의 제정 취지는 무색해진다.

일례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의 경우도 이와 같다. 최근 검찰에서 이른바 '철피아' 관련 수사에서 이와 관련된 국회의원에 대해 임시국회가 열리기 하루 전날 강제구인에 나서 구속영장심사를 진행했다. 이른바 '방탄국회'를 피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처럼 법에서 규정한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의 제정 취지는 무분별한 국가권력으로부터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의 입법 활동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으나, 현재, 이를 이용하여 무분별한 국회권력을 통해 국민의 한 사람인 국회의원에 대해 불공정한 법집행이 일어나는 것이 비일비재하다. 이처럼, 아무리 건전한 취지의 법(조례)도 일단 제정된 후에는 악용을 막는 것은 쉽지가 않다. 따라서, 학생인권조례의 악용을 우려하는 의견은 절대 기우일 수 없다.

또한 조례를 통해 비정상적인 평등을 제도적으로 강제하는 일보다 더 염려스러운 건 아이들이 그런 보호적인 '교육'을 받을 경우 장차 살아가야 할 현실 세계에 대처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아이들은 자라면 불공평한 세상을 헤쳐 나가야 한다. 그런데 학교가 다양한 가치에 대한 비판과 지도 자체를 차단함으로서 얻게 되는 일시적인 평등으로 현실을 완전히 비현실적으로 만들어 통제하는 게 정말로 아이들을 돕는 길일까? 평등은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할 중요한 덕목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비정상적으로 만들어진 평등이 아니라, 비판과 표현의 자유, 그리고 절제와 인내, 의무와 질서 또한 중요한 덕목이다.

법은 최악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것이 되어야 한다. 학교는 평등이라는 단일가치에 치우친 포괄적인 법(조례) 제정으로 통제해야하는 투쟁의 장이 아니다. 학교는 교육당사자간 건전한 문화의 확립을 통해 자라는 공동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한 인권조례에 대한 논의가 새롭게 시작되어야 한다.

글ㅣ건강한사회를위한국민연대

■ 건강한 사회를 위한 국민연대(건사연)는 많은 독소조항들을 포함하고 있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시민단체로, 동성애 및 동성결혼, 종교 및 표현의 자유 문제 등 차별금지법과 관련하여 다루고 있다. 블로그 '바로가기'

※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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