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학습노동시간, 청소년 자살률 1위, 청소년 행복지수 최하위를 기록하는 한국의 교육 현실 앞에 무력감을 느낍니다. 교회 성도들도 예외는 아닌 듯합니다. 기독교적 입시설명회가 필요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기독일보 오상아 기자] 입시·사교육 바로세우기 기독교운동(공동대표 박상진·정병오·방선기 목사)이 제3회 비전 입시 설명회를 개최하며 말한 이 행사의 취지다. '세상의 기준으로 자녀의 진학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가치로 자녀들의 진로를 설계'해 '이 땅의 교육에도 하나님의 나라가 확장되기를 소망'한다고 세 명의 공동대표는 밝혔다.
지난 23일 오후 1시30분부터 대학로 동숭교회에서 '하나님의 꿈으로 입시 바라보기'란 주제로 진행된 행사에서 '기독교사가 바라본 입시'를 주제로 인트로 강의를 전한 정병오 공동대표(문래중 교사, 좋은교사운동 전 대표, '선생님은 너를 응원해 저자')는 '입시 체제'로 인한 학생들의 고통에 대해 말하며 "남들보다 앞서야 하는 경쟁 체제로 인해 성적에서 남들보다 뒤진 학생들은 열등감과 좌절감으로 또 다른 재능을 키울 수 있는 자신감을 상실한다. 또 성적이 남들보다 앞선 학생들은 그 성적을 계속 유지해야 하며 떨어져서는 안 된다는 불안감에 짓눌려 배움의 기쁨을 누리지 못해 불행해진다"고 했다.
또 "제 시기에 배우고 누려야 할 것을 배우고 누리지 못하고, 어떤 어려운 과제가 주어지더라도 스스로 그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자기주도성과 문제 해결력을 길러내지 못한다. 이는 개인적 손실일 뿐 아니라 국가적 손실이다"며 덧붙여 "대학 공부에 대한 열의가 없거나 준비가 되지 못한 학생들까지 대학 간판을 위한 무리한 대학 진학으로 인해 등록금을 낭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병오 대표는 이러한 입시체제 공고화는 "교육을 통한 계층 이동의 가능성이 낮아진 만큼 더 치열해진다"며 이로 인해 우리 사회 전반에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고, 이는 교육 양극화와도 연결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입시 체제 하에서 그리스도인들이 '신앙의 전승'을 위한 시간들을 뺏기고 있다며 "우리는 덜 중요한 것을 위해 너무 중요한 것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질문하며 "아이들이 학교와 학원 등에 대부분의 시간을 쏟게 되고, 약간 남는 시간에는 온갖 미디어에 시간을 빼앗기는 구조를 허용함으로써 가정에서 말씀을 읽고 나누고 같이 기도하고 믿음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할 시간을 다 빼앗겨버린다. 교회 교육도 이러한 추세에 밀려 주일 2시간 이내로 축소되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입시 체제 하에 있지만 이 체제의 가치에 굴복하지 않고 이 가운데서 하나님을 붙드는 훈련을 하고, 공부의 목적이 하나님께 쓰임받고 세상을 섬기는 과정이 되어야만 나중에 어떤 대학, 어떤 진로로 가든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그의 일꾼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이러한 모순된 체계 내에서도 주님이 내 속에서 일하셔서 내게 발견되고 개발된 은사를 찾으라. 지금 내게 주어진, 그리고 앞으로의 배움을 통해 내게 주어질 모든 은사나 재능이 다 주께서 하나님의 나라를 섬기라고 주신 것임을 고백하고 다짐하자"며 "대학을 포함한 내 삶 전체를 향한 하나님의 인도를 구하자"고 강조했다.
이외 정병오 대표는 '하나님이 대학보다 직장보다 크신 분임을 고백하기', '대학과 직장이 내 인생의 행복을 좌우하지 못하고 오직 하나님만이 내 삶의 주인임을 고백하기', '입시 체계 가운데서 나를 억누르고 있는 열등감과 좌절감, 불안감과 두려움 주 앞에 내려놓기' 등을 권했다.
덧붙여 그는 입시 중심의 교육체제로 인해 공교육의 약화도 지적하며 "아이들이 사교육을 통해 미리 배워옴으로 학교 교육에 대한 집중력을 잃어버리게 되고, 학교는 교육의 초점을 놓치게 되어 결과적으로 많은 투입에 비해 교육의 비효율성을 낳게 되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