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연(24·하나금융그룹)이 2년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정상에 올라 섰다.
유소연은 25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의 런던 헌트 골프장(파72·6656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캐나다 퍼시픽 여자오픈(총상금 225만 달러) 4라운드에서 3타를 줄여 최종합계 23언더파 265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최종일을 4타 차 선두로 출발한 유소연은 이날 버디 5개를 보태 우승을 확정했다.
유소연은 지난 2012년 제이미 파 톨레도 클래식 우승 이후 2년 만에 LPGA 투어 우승컵을 안았다. 2011년 US여자오픈을 포함해 LPGA 투어 개인 통산 3승째다.
이로써 LPGA 투어 대회는 3주 연속 한국인 선수 몫으로 돌아갔다.
2위와 3위도 역전 우승의 기회를 엿보던 최나연이 21언더파 267타, 세계랭킹 1위 탈환에 도전하던 박인비(26·KB금융그룹)가 18언더파 270타로 차지했다.
유소연의 이날 우승은 1라운드부터 선두를 놓치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었다. 대회 기록을 경신한 완벽한 우승이기도 하다.
이미 18홀 최저타 기록을 갈아치운 유소연은 토너먼트 레코드를 경신했다.
종전 2004년 우승자인 멕 멀론(미국)의 최다 언더파 우승(18언더파)의 기록을 넘어섰다. 코스레코드(12언더파 276타)도 깼다.
디펜딩 챔피언 리디아 고(17·한국명 고보경)가 지난해 세운 대회 최저타 우승 기록(15언더파 265타)과도 어깨를 나란히 했다.
내친 김에 '골프 전설' 아니카 소렌스탐(44)이 보유한 LPGA 투어 72홀 최다 언더파 기록(27언더파) 경신까지 바라봤지만 아쉽게 따라주지는 못했다.
4타 앞선 채 맞은 최종일이었지만 훌륭한 '러닝 메이트' 최나연으로 인해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는 플레이가 펼쳐졌다.
최종일에 선두가 받는 압박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전반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4타를 줄이며 무난한 우승을 바라보던 유소연은 후반 라운드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후반 시작홀인 10번 홀(파5)에서 보기를 범하며 주춤했다. 1m 남짓 짧은 파퍼트가 홀컵을 외면했다.
보기 없이 매섭게 추격하던 최나연을 의식하던 유소연은 15번홀(파4)에서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두 번째 샷이 그린 끝 러프에 빠졌고, 세 번째 샷마저 짧았다. 1m 안팎의 짧은 파퍼트마저 홀컵 왼쪽으로 빠져 추가로 1타를 잃었다. 같은 홀에서 버디를 기록한 최나연과의 격차는 1타 차.
크게 휘청인 유소연은 16번홀(파5)에서 여느 때보다 신중한 전략으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그린 주변에 벙커가 도사리고 있는 상황에서 공격적으로 무리를 하기보다는 끊어가는 안정을 택했다. 투 온을 포기하고 레이업을 택했다.
투 온을 노리며 승부수를 던진 최나연과는 정반대 선택이었다.
유소연의 안정적인 전략은 맞아 떨어졌다. 최나연의 두 번째 샷은 벙커에 빠졌고 유소연은 세 번째 샷을 홀컵 1.5m 부근에 붙인 끝에 버디에 성공했다.
2개 홀이 남은 상황에서 다시 2타 앞선 유소연은 나머지 홀을 파로 잘 막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대회 3연패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리디아 고는 이날만 4타를 잃고 공동 55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최종합계 1언더파 287타를 적어냈다.
외국인 선수 가운데에는 스페인의 아자하라 무뇨스(27)가 태극낭자의 돌풍의 틈바구니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1타를 줄인 무뇨스는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 단독 4위를 차지했다.
루키 킴 카우프만과 대니얼 강(이상 미국)이 나란히 15언더파 273타를 기록, 공동 5위 그룹을 형성했다.
수잔 페테르센(33·노르웨이)은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를 기록, 브리타니 린시컴(29·미국) 등과 함께 공동 7위로 대회를 마쳤다.
세계랭킹 1위 스테이시 루이스(29·미국)는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 공동 23위에 이름을 올리며 1위 자리를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