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 위기 등으로 인한 세계 경제 위기 여파로 3분기 국내 10대 그룹의 순이익이 대부분 전분기보다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LG그룹 10개 상장사(지주사 제외)의 순이익은 약 4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0일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와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실적을 아직 발표하지 않은 지주사 LG와 금융사를 제외한 LG그룹 10개 상장사의 3분기 순이익(연결재무제표 기준, 12월 결산)은 4천256억원의 적자였다. 전분기인 2분기 순이익이 9천329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순이익이 3개월 전보다 무려 1조3천억원이나 줄어든 것이다.
지주사 LG에 대한 증권사들의 순이익 평균 전망치(시장 컨센서스)는 3천102억원어서, LG그룹 11개 상장사의 순이익은 1천200억원의 적자로 예상된다. 이 그룹의 11개 상장사의 순이익이 적자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그룹사별로 보면, LG전자는 4천139억원, LG디스플레이는 6천875억원, LG이노텍은 356억원의 적자를 각각 기록했다. LG화학은 전분기보다 18.1% 줄어든 5천116억원의 흑자를 냈다.
한 증권사의 연구원은 "LG그룹은 스마트폰시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최고 경영자가 혁신과 도전을 중시하는지에 따라 성패가 엇갈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LG그룹 관계자는 "LG를 제외한 10개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4천700억원대의 흑자다. 순이익이 적자인 것은 환율 상승 등의 영향도 있다. 그룹 실적이 크게 악화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삼성그룹(아직 실적발표를 안 한 삼성중공업 제외)의 3분기 순이익은 4조288억원으로 지난 2분기보다 2.1% 줄어드는데 그치며 선방했지만 감소세를 막을 수는 없었다.
삼성전자의 순이익은 3조4천417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8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삼성물산은 41.6% 늘어난 1천10억원, 삼성엔지니어링은 15.8% 증가한 1천30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순이익도 4조8천316억원에서 3조2천677억원으로 32.4% 축소됐다. 현대차 1조9천183억원(-16.9%), 기아차 6천479억원(-42.6%), 현대모비스 7천62억원(-21.4%) 등으로 위축됐다.
포스코그룹의 순이익은 2천331억원으로 전분기의 1조3천719억원보다 무려 83.0% 줄었다.
한진그룹(한진제외)은 2분기 2천528억원 적자에서 3분기 6천103억원 적자로 적자폭이 크게 확대됐다.
현대중공업의 순이익은 6천207억원으로 2분기의 8천761억원보다 29.2%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