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이라크 수니파 반군 이슬람국가(IS)에 납치되어 참수당한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40)가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폴리는 프리랜서 기자로 시리아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에 대항하는 반란을 취재해 글로벌포스트·AFP 등에 기고하던 중 2012년 실종됐으며,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간) IS의 동영상을 통해 살해당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폴리의 부모는 그가 "믿음의 사람"이었다고 추모했다. 21일 기자회견에서 어머니인 다이앤 폴리는 "우리는 제임스에게 주신 재능으로 인하여 감사한다"고 말하며, 아들의 신실했던 신앙 역시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아버지인 존 폴리는 "지금 이 시점에서 위안을 찾기란 힘들다. 그러나 우리는 아들이 지금 하나님의 품 안에 있음을 알고 있고, 그가 하나님의 일을 해 왔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폴리를 잃은 슬픔과 상실감을 이겨낼 수 있도록 기도를 당부했다. 존은 "아들 없이 살아가야 하는 지금 우리에게는 용기와 기도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폴리는 생전에 기자 활동 중 리비아에 구금되어 있을 동안 자신의 모교인 마르케트대학교에 보낸 편지에서 "기도가 힘을 주고 마음을 한 곳에 모을 수 있도록 도와 준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또한 다른 포로들과도 기도한다며 "마치 하나님과 대화하는 것처럼 서로 약함을 털어놓고 함께 희망하면서 용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IS는 최근 미국의 이라크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폴리를 납치·살해한 것으로 보이며, 동영상에서 스티븐 스트로프라고 밝힌 또다른 미국인 기자의 모습을 공개하며 미 공습이 계속될 시 그 역시 참수하겠다는 협박 메시지를 전했다.
폴리는 이 동영상에서 참수당하기 직전 머리를 깎이고 포로복을 입은 채로 무릎을 꿇고 있었다. IS 조직원은 그를 살해한 뒤 "이 처형은 미국이 우리의 전사들을 공격한 데 대한 보복"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 폴리의 참수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IS에 계속해서 맞설 것"이라고 21일 밝혔으며, "IS는 이웃들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으며 공허한 이상을 위해서 사람들을 노예로 만들고 문명화된 사회의 파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어떤 정의로운 신도 그들이 하는 일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고도 규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앞으로도 우리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을 해나갈 것이다"고 전했다. 현재 미 정부는 공습을 전투기와 무인공격기를 동원해 공습을 지속하는 동시에 이라크에 추가로 병력을 파견하는 안을 논의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