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길자연 목사, 이하 한기총) 차기 대표회장 선거가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그 결과에 교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매년 교계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였던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는, 한기총의 위상이 커져가면서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열기가 뜨거워지는 양상을 보여왔다. 올해 역시 아직 후보 접수는커녕 선관위 구성조차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음으로 양으로 신경전이 치열하다.

현재 대표회장 후보 출마자로 가장 강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합동측 홍재철 목사(경서교회)다. 최근 소속 교단에서 공식 추천을 받은 그는 “지난 20년간 연합사업, 교단 사역에서 보여준 리더십과 인품에 대한 두터운 신뢰를 받는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외에도 백석측 장종현 목사, 대신측 김요셉 목사, 기성측 이정익 목사, 기하성측 엄기호·이영훈 목사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지만, 아직 교단 추천을 받지 않았거나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홍재철 목사는 한기총 WCC대책위원장과 한국기독교WCC반대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등 2013년 한국에서 열리는 WCC 총회에 대한 반대 입장이 확고한 인물이다. 때문에 WCC 총회 유치를 주도한 통합측을 비롯한 ‘친(親) WCC’ 교단들 사이에서는 홍 목사가 대표회장이 돼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 최근 한기총을 겨냥한 일부 교단들의 비방전이 난무했던 것도, 결국 궁극적으로는 홍재철 목사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재 홍 목사 외에 거론되는 후보들은 모두 ‘친 WCC’ 성향의 교단 인사들이다.

그러나 역으로 ‘반(反) WCC’ 교단들 사이에서는 홍재철 목사에 대한 지지표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한국의 교회와 교단들이 대부분 보수·복음적 성향을 갖고 있으며, 한기총 자체가 복음주의에 토대를 두고 있는 만큼, WCC에 대한 후보들의 입장이 표심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친 WCC’ 교단들은 홍재철 목사의 대항마로서 ‘후보 단일화’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 거론되는 인물들 중에서는 올해를 후보 출마 적기로 판단하고 몇 년간 공들여 준비해온 이들이 적지 않아, 가능성은 미지수다.

이에 따라 ‘친 WCC’ 교단들의 후보 단일화가 가능할지, 가능하다면 단일 후보는 누가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또 ‘친 WCC’ 진영에서 나온 후보가 WCC 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지도 관심사다. WCC 내의 반성경적 모습들에 대한 보수 교단들의 반발이 상당한 상황에서, 무조건 WCC를 비호하거나 두둔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역시 득이 될 게 없어서다. 때문에 2년 전 출마했던 이광선 직전 대표회장(통합측)의 경우에도 WCC에 대해서는 최대한 표현을 삼가는 모습을 보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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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대표회장선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