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세월호 실소유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변사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19일 "유병언의 사망이 범죄에 기인한 것이라고 판단할 단서나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수사본부를 꾸려 지난 달 23일부터 이달 19일까지 28일간 변사체의 신원 확인과 범죄 관련성 규명을 위한 수사를 진행해 왔다.
그 결과 유병언의 시신이 맞다는 사실을 재차 확인한 반면 유병언의 생전 행적이나 정확한 사망 원인 등은 파악하지 못했다. 다만, 독극물 등 타살에 의한 사망은 아닌 것으로 결론 내렸다.
다음은 곽문준 순천경찰서 형사과장과의 일문일답.
-(유병언의)동선을 대략적으로 추정하고 있나.
"저희가 동선 부분에 대해 많이 고민한 것은 사실이지만 현장에서 여러 가지 배회 가능성을 생각해보면 동선 자체를 추측하는 것은 약간 무의미할 수 있다고 본다. 물론 동선을 생각한 것도 있고, 찾아낸 것도 있지만 그것 자체로는 현장 배회 가능성을 고려할 경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유병언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찍힌)CCTV도 무의미하다고 보는가.
"무의미하다는 것은 아니다. 영상 판독을 하고 정황상 의미를 부여할 수 있지만 과학적으로 판독 불가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사람이 유병언이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일반적으로 생각해보면 그 크기의 똑같은 사람을 같은 위치에 세워서 걸어가는 방향과 대비해 볼 수는 없나.
"키가 똑같은 사람을 대동하고 실험도 했는데 오차가 많이 나 키를 재는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었다"
-어떤 동선 경로를 통해서 숲속의 별장에서 (숨진 장소까지) 이동해서 거기에서 누워있었는지.
"저희도 왜 여기 있었을까 거기에 초점을 맞춰 수사한 게 사실이다. 합리적인 추론은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그 추론을 완벽하게 증명하기 어려워서 그렇다. (숨진 장소에서) 수일, 수일 이상은 배회했다는 것은 일정 정도 사실로 나타났다. 그 정도 밖에 해석이(어려울 것 같다)."
-수사본부에서 유병언의 또 다른 조력자나 의심될 만한 사람은 없었나.
"그 부분도 수사를 했다. 광범위하게 진행했다. 검찰청 등에서 자료를 받아 확인했는데 특별한 의문점은 없었다."
-유병언이 6월 2일 이전 사망했다는 의견이 나왔는데 추정 근거는.
"6월2일 이전은 법 곤충학의 실험 데이터다. 저희가 사망 시기를 추정할 수 있는 것은 국과수 부검인데 (판독 불가로 나와)어려웠다.
-이동 동선 파악이 사망 원인 등을 판단하는데 근접한 근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동 동선 파악을 안 한 거냐.
"파악은 했으나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기가 어렵다. 이동 동선은 추정만 하고 이게 유병언 사건과 연관 지을 수 없다고 판단해 공개하지 않는 것이다."
-동선에 대한 오해가 있는 것 같다. 궁금한 것은 발견된 유류품이나 인원을 동원해서 수색했던 흔적에서 의미 있는 동선이 있냐는 것이다.
"의미 있는 동선은 비료 포대와 워터인워터 물병을 들 수 있다. 물병은 유통기한이 분 단위까지 찍혀 있다. 같은 물병이 송치재 별장에서 발견됐고 제조업체 확인한 결과 해당 같은 군에 생산된 물병은 100여개 가량 된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를 봤을 때 물병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고 같은 의미로 비료 포대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포대와 물병이 발견된 지점들은 유병언의 행적과 관련해서 의미가 있는 것들인데 지점과 지점을 연결하기에는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범죄 관련성 없다는 것 이외에 내용이 없는 것 같은데 오늘 굳이 수사 결과를 발표한 이유는 뭔가.
"특별한 이유는 없다. 범죄 관련성이 없다고 판단한 시점이 오늘이다. (유병언의) 사망이 범죄에 기인한 것인지를 판단하는 게 수사의 핵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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