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장세규·이동윤 기자]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 여의도순복음 총회장 이영훈 목사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에 단독 후보가 됨에 따라 이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이영훈 목사는 앞서 지난 12일 한기총 대표회장이었던 홍재철 목사가 전격 사퇴한 후 하루 만인 다음날 13일 한기총 대표회장 후보로 등록했다. 후보등록 마감 시한인 16일이 지났지만 이 목사 외에 다른 후보자가 출마하지 않아 자동적으로 '단독 후보'가 됐다.
한기총은 오늘(18일) 오전 후보자격 심사를 거친 후 다음달 2일 대표회장 선거를 통해 이영훈 목사에 대한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변이 없는 한 단독 후보인 이영훈 목사가 당선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 목사가 대표회장으로 선출될 경우, 자동으로 임기는 홍재철 직전 대표회장 목사의 잔여 임기 동안인 2016년 1월까지 대표회장 직을 수행하게 된다.
출마 당일 이영훈 목사는 한기총 대표회장 '출마의 변'으로 "갈라진 교회연합 기관의 통합과 추락한 한국교회의 위상 회복을 위한 결단"이라며 "오직 하나님의 영광과 교회의 회복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비장한 마음으로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이 목사의 한기총 대표회장 출마는 분명 소신이 있는 '결단'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시기가 시기인 만큼 많은 우려의 시각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기총의 현재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와 함께 안팎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누가 대표회장이 되더라도 풀어야 할 과제임은 분명하다. 그리고 이 외에도 산적(山積)한 과제는 더 있다.
우선 제일 큰 과제로는 한기총에서 분리된 '또 다른' 연합기구 한국교회연합(한교연·대표회장 한영훈 목사)과의 통합 문제다. 그동안 수차례 통합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지만, 말만 무성할 뿐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태로, 과연 이영훈 목사가 새 대표회장으로 선출된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가 제일 큰 문제일 것이다.
이와 더불어 또 다른 과제로는 한국교회교단장협의회 등 연합기구 난립 현상의 정리 문제다. 이는 대사회적 관점에서는 한국교회 분열의 현 주소라고 판단할 수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교회가 가톨릭이나 불교처럼 대(對)사회적 창구를 하나로 통일해 교회에 대한 공격 등 각종 문제에 대해 국민과 언론에 적절하고 효과적으로 알리고 대처할 수 있도록 할 필요성이 있다. 이점이 한기총이 리더십을 발휘해 한국교회의 대사회적 목소리를 내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한기총 차기 대표회장은 실추된 한기총의 위상을 회복해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현재 다수의 교단이 한기총을 탈퇴한 상태다. 이런 상태에서 급기야 한기총 부총회장이었던 조광작 목사가 세월호 관련 부적절한 발언으로 대사회적으로도 한기총의 입지가 좁아진 상태다.
따라서 이영훈 목사가 차기 한기총 대표회장이 된다면, 교회 내외적으로는 물론, 사회적 위상까지 함께 회복해야하는 큰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총무 김영주 목사)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 나갈지지도 쉽지 않은 과제다. 이 목사가 총회장으로 있는 기하성 여의도순복음 교단은 현재 NCCK 소속 회원교단으로 가입돼 있다. 진보 성향의 교회를 대표하는 NCCK가 보수 성향의 한기총 대표회장에 출마한 이 목사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아울러 이 목사가 기하성 여의도순복음 교단의 총회장이자 여의도순복음교회라는 대형교회 담임목사라는 점도 장점이면서도 단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총회장과 대형교회 목사로서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지금도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이 목사가 한기총이라는 중요한 연합기구 수장(首長)직에 전념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우려가 상당하다.
이밖에 이영훈 목사의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만약 다음달 임시총회에서 한기총 대표회장으로 선출된다면 최연소 대표회장으로서 교계를 잘 아우르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젊음과 패기, 그리고 겸손의 리더십이 이점이 될 수 있다는 조심스런 관측도 일각에서는 나오고 있다.
분명한 것은 이영훈 목사가 한기총 대표회장이 될 경우 부정적인 부분 보다는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는 점이다.
우선 이 목사가 출마하게 됨에 따라 한기총이 새로운 리더십으로 교체된다는 것에 '신선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 이 목사에게는 연합 기구 수장으로서 역량을 발휘하며, 한국교회에 봉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어, 그동안 보여준 '겸손의 리더십'과 유연함으로 어긋난 한교연과의 통합 논의에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조심스런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제 이영훈 목사는 한기총 대표회장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 목사가 혼탁한 교계의 '구원 투수'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지 그의 행보에 교계 대내외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