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임원보수 공개와 관련해 정치적 이슈로 변질될 가능성을 주의해야 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17일 '임원보수 개별공시 논의에 대한 쟁점 및 평가' 보고서를 통해 "고액보수에 대한 사회적 비난은 오히려 기업가치의 상승을 억제하는 역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경연은 "기업의 가치가 증대할수록 임원의 보수가 증가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라며 "임원보수 공개 이후 우리나라 임원의 고액보수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보고서는 실제 우리나라의 'CEO-임금근로자간' 보수격차 수준이 외국에 비해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미국 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회의(AFL-CIO)·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고용노동부 임금근로시간 정보시스템을 이용하여 2012년 우리나라와 해외 주요 국가의 임금근로자 대비 CEO의 평균연봉 비율을 비교한 결과, 한국은 51배로 미국(354배), 독일(147배), 프랑스(104배), 스웨덴(89배), 일본(67배)보다 비교적 낮은 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 4월 국회정무위원회에 의원 발의안이 제출되며 쟁점이 되고 있는 미등기임원 보수 공시 대상 확대에 관한 논의도 형평성에 맞지 않다"며 "해외 사례에서도 미국을 제외한 영국, 프랑스, 독일, 스웨덴 등 대다수의 국가에서 이사회 구성원에 대해서만 보수를 공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법상 미등기임원에 대한 명확한 법적 정의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임절차, 보수산정방식, 업무권한과 책임 등 등기임원과 다르게 운용되고 있는 미등기임원에게 동일한 보수 공시를 요구하는 것은 법체계를 고려해 볼 때 적합하지 않다"고 보고서는 말했다.
보고서는 "보수는 연봉 개념으로 산정되어야함에도, '분·반기'를 기준으로 등기임원의 보수가 공개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며 "임원보수 공개에 대한 논의가 정치적 이슈로 변질되지 않도록 포퓰리즘적 접근을 경계하고 경제적·법적관점에서 그 타당성을 평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우리나라는 차이와 차별에 대한 경직화된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임원의 개별 보수를 공시하는 것은 상대적 박탈감을 유발하고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