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를 매일 같이 찾았던 목사가 있었다. 그는 유심히 임산부의 발걸음을 관찰하고, 병원 내 비치되어있는 자료집도 유심히 살펴본다. 진료를 마친 임산부를 따라가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급기야 바쁜 원장에까지 찾아가 강의를 부탁하기 까지 했다. 결국 목사는 간호사들의 손에 이끌려 병원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광양대광교회 신정목사다. 부인이 임신 중도 아니었던 때, 그가 산부인과를 찾은 이유는 심방을 마치고 돌아가던 발걸음을 되돌리게 만들었던 작은 목소리 때문이었다.
“목사님, 저 죽을 것 같아요.”
신정목사는 평소와 다름없이 심방을 위해 찾은 가정에서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전했다. 임신 중이던 성도를 위해 고심해서 찾아온 성경구절로 말씀을 전했지만, 그 성도는 여전히 고통 가운데 있었던 것이다.
“목사님, 매일 베란다 앞에 서서 죽을 생각을 해요. “
신 목사는 아찔했다. 배가 불러오고 몸은 힘들어져 가는데 하루 종일 대화상대 조차 없었던 이 성도에게 우울증이 찾아 온 것이다. 신 목사는 강도 당한 사람을 그냥 지나쳤던 유대인의 모습이 떠올라 가슴이 아팠다고 말한다. 그 뒤로 하나님께서는 신 목사에게 임산부를 긍휼이 여기는 마음을 허락하셨다.
“도대체 어떻게 임산부들을 도울 수 있을지 고민에 빠졌습니다. 이 후로 임산부만 눈에 보였습니다. 걸을 때 무엇이 힘든지, 음식은 어떤 것이 좋은지, 좋은 운동은 무엇인지, 집에만 있으면 좋지 않다는데 산책은 어디서 하면 좋은지… 긍휼의 마음으로 임산부를 바라보기 시작하니 그들을 도움 방법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신 목사가 시작하게 된 것이 임산부 학교다. 이를 통해 산모들은 성서적인 방법으로 출산을 준비하며,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힘을 얻는다. 산모들을 위한 음식 만들기 부터, 체조, 황토길 걷기까지 육에 필요한 것들도 자비량 사역자들이 세심하게 챙긴다. 요새는 입소문이 나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가 없을 정도다.
“임산부를 위해 시작한 것이지만, 이를 통해 세대가 함께 말씀으로 양육되어지고 교회에 정착하게 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태중에 아기는 자연스럽게 모태신앙이 됩니다. 이뿐 아니라 같은 기수의 산모의 아이들이 같이 친구가 되고 성서적 가르침을 따라 자라납니다. 이 아이들은 교회를 떠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임산부학교는 현재 엄마랑 아기랑 학교로까지 사역이 확대되었습니다.”
신목사는 모든 교회가 임산부학교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또 교회가 지역사회를 향한 긍휼의 마음을 가지고 다가가야 한다고 했다.
“지역사회를 향한 눈물이 있고, 그를 위한 성도들의 눈물이 있으면 그리스도의 향기가 지역사회를 아름답게 만듭니다. 하나님께서는 긍휼이 있는 곳에 역사하십니다.”
기독일보가 정리한 신정 목사 강연은 한국 교계의 TED라고 할 수 있는 PED(Pastor's Equipment Developer)행사를 통해 발표된 것이다.
올해 인천 효성중앙교회에서 처음으로 진행된 강연회에서는 예배, 선교, 찬양부터 SNS, 컴퓨터, 음식, 영상까지 목회와 관련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다양한 주제를 다뤄졌다. 기독일보는 PED의 다양한 강연들을 지속적으로 연재할 예정이며, 동영상은 PED 홈페이지(pedkorea.com)를 통해 무료로 볼 수 있다.
☞ TED(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란? 기술, 오락, 디자인관련 지식과 경험, 노하우를 공유하는 미국의 비영리 정기 강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