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선교여행의 효율성을 높이고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많은 교회, 선교단체가 사전에 다양한 훈련과 교육을 한다. 하지만 정작 여행 이후 후속 관리에 신경을 쓰는 곳은 많지 않다. 선교 전문가들은 단기선교여행의 효과를 높이려면 사후 관리와 교육, 동원이 필수라고 말한다. 특히 단기선교여행의 후속 조치 방안과 장기적인 선교 계획은 원래 단기선교여행의 준비 과정에서부터 반드시 세워져야 한다. 그래야만 현지에서의 사역 목적과 내용, 범위가 분명해지고, 단기선교여행 이후 또 다른 사역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단기선교여행 이후 실제적인 후속조치에 대한 글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기독일보·선교신문] 단기사역을 마치고 돌아와서는 꼭 평가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국내에 들어와서 할 경우 이미 다시 모이기 어려울 수도 있다. 가능하면 방문지에서 마지막 하루를 따로 떼어 내거나 상황이 허락하면, 국내로 들어올 때 중간 기착지가 있으면 그곳에서 1~2일을 머물면서 마무리할 수 있다면 더 바람직하다. 작은 경험이 세계를 품은 그리스도인으로서 남은 일생을 살아가는데 역동적인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선교여행의 목적에 따라 전체적인 과정과 내용을 세부적으로, 매우 냉정하게, 그러나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발전적으로 치열하게 평가하도록 하라.
1. 선교여행기를 작성하라.
정확한 평가와 기억을 위해 반드시 선교여행기를 쓰도록 하라. 높은 보안이 요구되는 선교활동 제한 지역의 경우에도 각종 정보가 노출되지 않는 선에서 선교여행기를 쓰는 것이 좋다. 출발부터 돌아올 때까지의 과정을 상세히 기록해서 보고서를 만들도록 하라. 때로는 뜨거운 감사와 감격을, 때로는 냉철한 기자 정신으로 기록하라. 이는 단순히 평가하고, 추후에 지적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음 팀에 귀중한 자료가 되며 시행착오를 줄여가기 위한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선교활동의 보안 수준을 고려해서 자신이 속한 교회의 회보나 주보, 홈페이지 등에 선교여행기를 싣도록 하라. 기도후원자와 재정후원자에게 그 내용을 보내어 보다 많은 사람이 읽고 선교현장의 뜨거움과 아픔을 함께하도록 배려하라. 이런 도전적인 경험담은 동료들과 교우들에게 큰 자극을 줄 것이다. 그리고 이 선교여행기는 다음 팀에게 반드시 전달되도록 하라.
2. 감사한 마음을 나누라.
현지에서 만났던 분이나 도움을 받았던 분들에게 1주일이 지나기 전에 감사의 글을 전하고 선교여행기를 보내드리도록 하라. 선교현장이 담긴 미니사진앨범과 감사편지를 함께 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적은 비용으로 기념이 될 만한 선교지의 선물도 함께 전해준다면 더욱 기억에 오래 남게 될 것이다. 선교는 현장을 다녀온 이들만의 것이 아니다. 선교사역에 동참한 모든 이들과 은혜와 기도의 제목을 함께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이는 지속적인 관계를 맺어 나가는데도 큰 도움을 줄 것이다.
현지 선교사들을 위해 그들이 원하는 기독교 매거진을 정기구독 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더불어 한 달에 한 권이라도 지속해서 도서를 보내주도록 해보라. E-book도 좋다. 물론 선교제한 지역의 사역자들에게는 더욱 창의적인 방법이 필요할 것이다. 현지 사역자들에게는 반드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자녀들이 있다면 동화책이나 어린이들에게 필요한 출판물을 보내준다면 더없이 반가워 할 것이다.
3. 선교보고서와 평가서를 작성하라.
간증문 형식의 선교여행기와 개인평가서를 작성한 후, 하루나 1박 2일 정도 해단식을 겸해서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라. 보고회 준비도 여기서 하라. 공식 평가서와 재정 결산을 투명하게 정리하여 모두가 알도록 하라. 남은 잔액이 있었다면 될 수 있는 대로 현지에 헌금하고 오면 좋지만, 교회의 경우 다음 팀에게 전해줄 수도 있다.
단기선교로 인한 후유증과 이 때문에 파생되는 개인적인, 공동체적인 문제들과 상처가 있는지도 확인하라. 선교지에서의 무례함, 잘못된 태도로 인해 현지인들과 팀원들에게 상처가 된 부분이 없었는지도 돌아보라. 선교적인 열정이 앞선 나머지 빚어진 사례들은 시행착오가 되어 다음을 위한 좋은 가르침이 될 것이다. 자기중심적인 활동에 대한 깊은 재고도 필요하다. 선교지를 방문한 선교팀의 만족이 아니라 현지의 선교적인 필요에 얼마나 깊이 응답했는지, 선교적 편향성은 없었는지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평가서는 사전에 미리 만들어 두는 것이 좋다. 선교팀원들뿐만이 아니라 교회 내의 선교담당자, 현지사역자의 평가도 함께 종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나아가 가능하다면 현지인들이 선교팀을 어떻게 바라보았는지에 대한 평가와 피드백도 반드시 받아두는 것이 좋다. 평가서에는 흐름을 읽어 낼 수 있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는데, 연차별로 체크 리스트를 만들어두면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지속적이고 연속적인 사역평가를 위해서는 각 교단 선교부나 선교전문단체, 선교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사역 평가의 기준을 잘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각 교단 또는 교회의 선교정책을 숙지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신앙적인 측면(개인/공동체), 관계적인 측면(교회/팀 자체/현지), 활동적인 측면(준비/진행/후속사역), 재정적인 측면, 선교현지의 필요 등 가능하면 세부적이고 구체적으로 작성하는 것이 좋다.
4. 자료집을 제작하라.
보고 자료집을 제작하라. 지나치게 과시적이거나 주관적이기보다는 되도록 학문적인 객관성을 고려해서 자료집을 만들도록 노력하라. 단기선교 준비과정에서부터 사역 후의 평가와 사진 등 단기선교의 모든 흔적과 자료가 담긴 보고서를 자료집으로 제작해 두라. 참가자들에게도, 다음 단기선교팀을 위해서도 이 자료집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사진과 영상, 기타 자료들의 영구적인 보관은 그냥 보관이라는 개념보다는 '정리 및 활용'이란 단어로 바꾸어 지속적인 개선에 도움이 되도록 정리하도록 하라. 기록의 목적은 활용이다. 활용되지 못하는 정보는 무의미하다. 대부분 교회나 선교단체의 경우, 인솔자가 단기선교 때마다 바뀌는데, 그 기록들이 활용이 잘 안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자료공유는 모든 자료를 잘 정리한 후에 공적으로 하도록 하라. 참가자들이 개인 홈페이지 등에 개인적으로 사진을 비롯한 각종 자료를 올리기를 원할 경우에는 보안에 유의해야 하며, 공적인 사역을 사적으로 전용하지 않도록, 비본질적인 부분들이 선교의 본질적인 내용을 훼손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하도록 잘 지도해야 한다.
5. 선교보고회를 개최하라.
공식적으로 보고회를 개최하라. 만약 예배 시간이라면 5~20분 정도의 시간을 배려받아 창의적인 방법으로 실감 나게 하나님의 역사와 베풀어 주신 은혜, 세계의 현실과 선교적인 필요들을 나누도록 하라. 구태의연한 보고가 되지 않도록 하고, 스스로 만족하며 자축하는 자기 만족적이고 과시적인 보고는 지양하라. 교회가 선교적인 교회로 체질을 세워갈 수 있게 하나님의 말씀에 근거하여 생생한 현장이 잘 전해지도록 보고회를 기획하라.
보고회에는 선교사진전을 함께 준비하면 더욱 좋다. 조금 큰 사이즈로 사진을 현상하여, 간단한 설명을 붙여 교인들이 볼 수 있게 잘 전시하라. 가능하다면 영상보고도 준비해보라. 영상은 가급적 길어도 10분을 넘지 않도록 하고, 그 중심이 선교사나 특정인이 되지 않도록 철저히 신경을 쓰라.
선교의 주인공은 삼위일체 하나님이다. 참가자들 간증을 하거나 토크쇼를 진행할 경우, 즉흥적인 발표가 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와 준비를 해라. 그래야 길어지지 않고,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교회와의 소통을 소홀히 하면 안 된다. 선교는 개인의 일이 아니다. 개교회 차원의 일도 아니다. 선교는 하나님의 일이요, 모든 하나님의 백성들이 함께 감당하고 완수해야 할 과업이다. 교회 전체가 함께 갈 수 있도록 적절한 역할과 기능을 적극 모색하라. 선교사역에 참여하지 못한 이들을 철저히 고려하고, 별도의 모임이나 사후 활동이 교회 전체 목회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하라.(계속)
황예레미야 목사(그나라선교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