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설치 작업을 하기 위해 해외 공장에 파견 돼 근무하다 부상을 입은 근로자에게도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단독 문준섭 판사는 집진기 설치업체 근로자 박모(52)씨가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 달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3일 밝혔다.
재판부는 "국내 사업의 사업주와 산업재해보상보험관계가 성립한 근로자가 국외에 파견돼 근무하더라도 단순히 근로의 장소가 국외에 있는 것일 뿐 실질적으로 국내 사업에 소속 돼 근무하는 것이라면 '해외 출장'에 해당 돼 산재보험법의 적용을 받는다"고 전제했다.
재판부는 이어 "박씨가 현지 관리자로부터 업무 지휘를 받지 않았고 국내 사업자에게 업무보고를 하고 업무지시를 받았다"며 "사고 발생 당시 근로의 장소가 국외였을 뿐이므로 산재보험법이 당연히 적용된다"고 판시했다.
박씨는 집진기 설치 업체인 E사 소속 근로자로, E사가 발주 받은 현대차 멕시코 공장 설치작업을 하기 위해 지난해 7월 멕시코로 가 일을 하다가 떨어지는 부품에 발목을 부딪쳐 골절상을 입었다.
당시 작업에는 박씨를 포함한 E사 직원 2명과 현지 근로자 3~4명이 투입됐다.
박씨는 같은 해 9월 공단을 상대로 요양신청을 했지만 공단이 "외국 파견 근로자"라며 불승인 처분을 하자 이에 불복해 이 사건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