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구절에서 우리는 성도들이 함께 모여 서로 '완전히 헌신하는 공동체'를 이루었음을 본다"
[기독일보 오상아 기자]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팀비전센터에서 진행된 기독법률가회(Christian Lawyers' Fellowship, CLF) 제6회 전국대회에 주강사로 초청된 예수원 대표 벤 토레이 신부(64)는 2일 성도들의 교제 '코이노니아'를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먼저 토레이 신부는 이번 대회의 주제인 '막힌 담을 허시고'에 걸맞게 한국인처럼 '한국말'을 하며 '언어의 담'을 헐었다.
토레이 신부의 가문은 이미 그의 아버지 대천덕(본명: 루빈 아처 토레이) 신부는 성공회 신부였고, 할아버지는 장로교 목사, 증조할아버지는 회중교 목사 그리고 자신은 미국 동방교회 소속 신부로서… 전 세대가 교파의 담을 헐었다.
미국인이지만 북한이 열렸을 때의 북한 복음화를 준비하는 그는 민족의 담도 넘은 사람이다.
이날 벤 토레이 신부는 이 '코이노니아', '하나됨'은 '우리가 꿈꾸는 것', '크리스천의 삶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헬라어 '코이노니아(κοινωνια)'는 사람들 사이의 영원한 결속, 매우 깊고 깨뜨리기 어려운 연합을 언급할 때 사용된다"며 "예수님 시대에는 결혼이나 상업적인 계약을 맺은 사람들의 관계를 나타내기 위해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가페라는 사랑은 '결심하는 사랑'이다. 감정에서 나오는 사랑이 아니다"며 "남자와 여자가 처음에 사랑하는 것은 명령 때문이 아니라 감정(attraction)이 있어서 사랑하는 것이지만 결혼하고 나서 문제가 생길 때는 사랑하기를 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처음에 끓어오르는 사랑, 그 위에 조금 더 높은 사랑이 있어야 한다"며 "가정생활을 끝까지 하기 위해서 이와 같은 사랑은 결심하는 것이다"며 "같이 공동생활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토레이 신부는 "예수원의 좋은 점은 바로 그것이다. 문제가 있는 것을 무시하지 못하는 것이다"며 "많은 손님이 예수원을 방문해 2박 3일 있거나 3개월 지원생활을 한다. 또 3개월 후에 1년, 2년 수련생활이 있는데 같이 생활하면서 노동하면서 그리고 예배 드리면서 어떤 두 사람 사이에 문제가 있는 것 같은 일들이 생기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희망은 예수님의 보혈을 통해 죄 사함을 받는 것이다. 사실 이 세상에서 온전한 사람은 없다. 있을 수가 없다. 그러니까 항상 죄 짓고 문제가 있는 것이다"고 토레이 신부는 역설했다.
토레이 신부는 "외부 사람이 보고 '기독교인입니까?'라고 물을 정도로 타락하고 죄스러운 기독교인이지만 예수님이 있으니 희망이 있다"며 "우리는 예수원에서 같이 생활하면서 하나님 은혜, 예수님 은혜가 얼마나 귀한 것인지 확실히 알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많은 이들이 큰 은혜를 받고 내려가는 것이다"고 전하며 이는 '하나님 하시는 큰 기적'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그는 '선교'에 관해서도 '코이노니아'의 맥락에서 설명했다. 먼저 토레이 신부는 요한1서 1장 3~4절 말씀을 소개했다.
"우리가 보고 들은 바를 너희에게도 전함은 너희로 우리와 사귐이 있게 하려 함이니 우리의 사귐은 아버지와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와 더불어 누림이라 우리가 이것을 씀은 우리의 기쁨이 충만케 하려 함이라"
벤 토레이 신부는 "우리가 선교사를 파송하고 선교지 나가는 이유는 (예수님을 믿지 않는 분들이) '영원히 지옥가지 않도록, 하나님께 구원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목적'이다. 그 말이 맞고 사실이다"며 "물론 예수님이 우리에게 주신 지상명령(마 28:18~20) 때문에 복음을 전한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또 우리가 선교를 하는 이유는 '친구를 더 많이 얻기 위해서'다.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을 더 많이 만날 수 있도록 선교를 한다"며 "이 코이노니아(교제)로 끌어올 수 있는 더 많은 사람을 알게 되는 것, 이것이 더 강한 이유다"고 그는 강조했다.
토레이 신부는 "요한은 이것을 통해 나의 기쁨을 충만하게 하려는 것이다고 쓴다"며 "우리는 사랑받기 원하고 사랑받기 원하면 사랑해야 한다. 우리가 이 아가페 사랑을 전하면 그 사람과 하나가 되고 기쁜 것이다. 우리는 하나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덧붙여 그는 "하나님은 우리가 거듭났을 때 우리를 바로 천국으로 데리고 가지 않으시고 이곳 지상에 두셨다"며 "우리는 아직 예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 예수님 혹은 우리와 코이노니아를 이루지 못한 사람들에게 그리스도 예수의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그 '사귐'은 '소 한 마리가 방향을 바꾸면 다른 소도 함께 방향을 바꾸게 되고, 한 마리가 멈추면 다른 소도 경로를 벗어나게 되는' 그러한 '결코 깨뜨릴 수 없는 결합', 그것이라고 설명했다.
토레이 신부는 이어 사도행전 2장 42~47절에 나오는 초대교회의 모습을 소개하며 "이 구절에 나오는 '교제'와 '통용'이라는 단어는 모두 '코이노니아'라는 한 단어를 번역한 것이다"며 "이 구절에서 우리는 성도들이 함께 모여 서로 '완전히 헌신하는 공동체'를 이루었음을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것은 분리된 개인을 하나되게 하셔서 그리스도의 몸, 교회를 이루시는 성령님의 사역이다"고 강조하고 "이것은 모든 부분에서 온전히 헌신된 성도들의 관계이며 생명을 위한 헌신이다"고 역설했다.
토레이 신부는 "하나님의 이해할 수 없는 '사랑의 구체적인 표현', 이것이 '코이노니아'이다"며 "그래서 우리는 공동체를 이루며 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관한 얘기를 꺼낸 벤 토레이 목사는 북한 땅이 복음으로 열릴 것을 위해 준비하라는 감동을 2002년 하나님께로부터 받고 2005년 아내와 함께 강원도 태백 예수원에 정착했다. 그는 '노동이 기도요, 기도가 노동이다'는 성 베데딕 수사장의 가르침에 근거한 예수원 대표로 있으며 남북의 통일 시대 이후를 준비하고 있다.
토레이 신부는 북한 얘기를 하며 먼저 "저는 북한에 관심이 일절 없었다"고 고백하며, "어느날 하나님이 제 마음속에 관심을 부어주셨다"며 '성령의 역사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때 학교에서 채플 시간에 말씀을 묵상하는데 갑자기 북한에서 고통 당하는 분들이 생각이 나서 눈물을 흘리게 됐다. 이건 성령님이 하시는 일이었다. 2~3일 뒤에는 운전하면서 라디오를 듣다가 북한 생각에 눈물을 흘렸다"며 "이런 일이 3~4번 있었다"고 전했다.
토레이 신부는 이를 성령님께서 하신 일이라고 강조하며 "(통일이 되어) 북한에 들어가기 전에 한국교회가 하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어느날 주님께서 '한국교회가 하나되기를 기도하라'고 감동을 주셨다며 "그런데 그것은 은과 금이 쏟아지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끝으로 벤 토레이 신부는 "한국교회가 하나 되는 것을 위해서 기도해야 한다. 우리가 하나가 되면 북한이 열릴 것이다"고 역설하면서 "(한국)교회가 먼저 서로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남북한 사람들도 하나될 수 있다"며 "한국교회가 이 모습으로 북한에 들어가면 북한 사람들은 예수님을 만나지 못할 것이다"고 우려와 함께 교회의 일치·화합을 강조하며 강의를 마무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