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또다시 악마 숭배 의식인 '검은 미사(Black Mass)' 소동이 벌어졌다. 이번에는 오클라호마 시티의 지역 센터에서 개최될 예정인 집회가 4만여 명의 주민들이 적극적인 항의에 부딪혔다. 미국에서는 지난 5월 하버드대학교에서도 악마 숭배 조직 회원들과 학생들이 캠퍼스 내에서 '검은 미사'를 벌이려고 했다가 학교와 지역 주민 반대로 계획을 취소했다.
오클라호마 시티에서 '검은 미사'는 오는 9월 21일 개최될 예정이었다. 이 지역 악마 숭배 조직의 최고 지도자인 애덤 대니얼스는 자신이 이 집회를 준비했다며, "우리의 미사는 가톨릭 미사와 비슷하다. 다만 참석자들이 하나님 대신 사단을 숭배한다는 것만 다르다"고 설명했다.
'검은 미사' 계획이 알려지면서 지역 가톨릭 교계는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고, 주민들도 시 당국에 이러한 행사를 금지해 줄 것을 촉구하는 서명 운동을 진행했다. 그 결과 3만7천 명이 넘는 주민들이 서명을 남겼다. 이 지역 보수 주민단체인 전통가정재산보호를위한미국인협회(American Society for the Defense of Tradition, Family and Property)의 존 릿치는 "'검은 미사'는 미국 사회에서 하나님을 없애기 위한 것이다. 이것이 이 집회를 막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시위에 참여하는 이유다"고 밝혔다.
그는 "'검은 미사'의 유일한 목적은 하나님을 공격하는 것이고, 가장 추악하고 모욕적인 방법으로 가톨릭 미사에 도전하는 것이다. 교회의 신성한 전통을 훔쳐 훼손하는 것이 악마 숭배자들의 전형적인 방식이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릿치는 지역 주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센터가 이러한 행사를 위해 사용되는 것 역시 문제라며, "'검은 미사'는 주민들 모두의 공공의 이익과 선을 해치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주민들이 서명한 청원서는 "오클라호마 시티 지역 센터에서 개최될 예정인 악마 숭배적인 '검은 미사'를 강력히 거부한다. 시 당국에 전 세계 10억 가톨릭 교인들과 우리 시의 20만 가톨릭 교인들은 물론 하나님을 사랑하는 모든 미국인들을 모독하는 이 집회를 취소시켜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히고 있다.
오클라호마 시티 가톨릭 교계 지도자인 폴 코클리 대주교는 "가톨릭 미사를 조롱하고 모독하려는 의도가 분명한 행사를 지역 당국에서 나서 지원한다는 데에 충격을 받았고 슬픔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검은 미사'는 가톨릭 교인뿐 아니라 모든 기독교인들의 가장 신성한 신앙에 대한 왜곡이자 공격이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5월 하버드대학교 내에서 열리려다 무산된 '검은 미사'는 악마 숭배 조직인 세터닉템플(Satanic Temple)이 후원하고 하버드대 문화 연구회라는 이름 아래 모인 한 학생 단체가 주최했다. 새터닉템플은 앞서 오클라호마 주 청사 앞에 세워진 십계명비 옆에 악마 조각상을 설치하겠다며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으며, 미국 내 다른 지역들에서도 악마 조각상 설치를 추진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