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음악 갱신 심포지엄(주최: 큐리오스인터내셔널)'이 최근 사랑의교회에서 열렸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김정근 박사(콜로라도 주립대)가 '바하 음악과 교회 음악의 갱신'을, 이원준 목사(사랑의교회)가 '현대 CCM과 교회 음악의 갱신', 백정진 박사(베스퍼스 합창단 지휘자)가 '교회 음악의 갱신과 베스퍼스 합창단'을 발표했다.
이중 백정진 박사는 발표에서 교회음악 갱신과 예배음악의 회복에 대한 내용을 전했다.
먼저 백 박사는 교회음악과 예배음악의 차이에 대해 전했다. 이에 대해 그는 "교회음악과 예배음악, 종교음악 등 다양한 용어들이 존재한다"고 했다.
백 박사는 "헨델의 '메시아'는 교회음악일까? 그렇다"라며 "그렇다면 헨델의 '메시아'가 예배음악일까? 아니다"라고 했다. 백 박사에 따르면 헨델이 활동하던 시절의 오라토리오(oratorio)는 오페라 상연이 제한되었던 사순절 기간 동안 저렴한 비용으로 무대 위에 올릴 수 있는 종교적인 음악극이었다. 경제적으로는 의상과 무대장치를 아낄 수 있고, 사순절 기간의 종교적 정서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이 당시의 오라토리오였다. 메시아를 비롯한 수 많은 오라토리오들이 성경의 내용을 소재로 했고 이 작품들은 예배가 아닌 연주회, 즉 콘서트라는 형식으로 무대 위에 올려졌다. 내용적인 면으로는 문제될 것이 없기 때문에 이 오라토리오의 일부분이나 특정 곡을 예배에 사용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는 "하지만 곡의 태생적 의도와 성격을 살펴봤을 때, 이 음악이 예배를 위한 것은 아니었기에 예배음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바흐의 '교회 칸타타(Church Cantata)'는 어느 범주에 속할까? 교회음악과 예배음악 양쪽 다 해당된다. 백 박사에 의하면 바흐는 교회의 음악 감독, 당시 용어로는 'Cantor'의 자리에서 활동을 하면서 주일의 예배를 위해 칸타타를 작곡했다. 이 칸타타는 교회력이 반영되어 정해진 성경 본문에 기초하여 일 년 전에 만들어진 대본집에 곡조를 붙인 작품으로 모두가 각각의 특정 주일의 예배를 위해 작곡됐다. "그렇다면 이 칸타타는 그 주일의 절기적 내용과 성경 말씀을 반영하고 그 영적인 의미를 한걸음 더 깊이 안내하는 음악적 설교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예배음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배 음악에는 찬송가, 송영, 오르간 전주와 후주, 찬양대의 찬양 등이 있다고 했다. 찬양은 'offertory anthem'과 'communion anthem', 'canticle' 등이 있다고 전했다. "쉽게 말하면 봉헌 시에 드리는 찬양과 성찬식에 드려지는 찬양"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 교회에서는 전통적으로 시편가의 순서도 있는데, 한국 개신교에 있는 교독문 낭독에 곡조를 붙여 하신다고 보시면 될 것"이라며 "따라서 시편가 역시 전형적인 예배음악에 속한 장르이다"라고 설명했다.
예배음악이란 연주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예배의 순서와 흐름에 적합하도록 의도되어 만들어진 음악이며 음악이 예배의 순서에 어우러져서 유기적으로 그 순서를 보조하는 역할을 하는 기능음악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예배음악의 실제 사용의 예를 베스퍼스 합창단의 음악예배 자료를 통해 설명했다.
베스퍼스 합창단에서 진행하고 있는 'Vespers Project'에 대해 설명하며 "이 합창단의 Mission Commitment는 예배 음악을 예배의 자리로 되돌리는 것이다. 이것은 1차적인 목적이고, 이를 통해서 공유하고자 하는 2차 목표는 우리 자신의 예배를 되돌아보고, 예배의 참 의미를 되새기며 그 준비 과정에 다시금 생각해보는 기회를 제공했으면 하는 것이 바램"이라고 전했다.
백 박사는 예배의 준비단계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은 그 예배의 '주제'라고 말했다. 교회력 적으로 대림절에서부터 성탄절을 지나 현현절(주현절), 사순절, 부활절, 부활 후 주일, 승천일, 성령강림절, 성령강림 후 주일, 개신교의 종교개혁 주일, 추수감사주일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정 절기를 따르지 않더라도 설교 말씀의 주제에 따라 성경 봉독 말씀과 찬송가의 선곡 등이 하나의 흐름으로 선정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교회력을 따르는 것에 있어서 좋은 점에 대해 성삼위 하나님의 역사와 성경의 전반적인 부분을 균등하게 다룰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를 기반으로 축적된 신앙의 선조들의 예배 자료들이 있다고 말했다. "전통 교회들에서는 성경 본문을 구약, 신약, 복음서 등 이렇게 세 번을 읽는다. 이 세 번의 말씀은 모두 그날 예배의 절기의 주제에 따라 선정되어 있다. 그리고 그 절기에 따른 회중 찬송가 뿐 아니라, 찬양대의 찬양 등도 절기에 따라 선정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실제적인 예로 베스퍼스 예배의 순서를 들어 설명했다. 이 주보를 보면 오르간 전주 순서가 있다. "오르간 전주는 단순히 예배 시작 전에 정숙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하여 예배당에 음악을 울리는 것을 넘어서 그 날 예배의 메시지를 암시하여 회중의 마음을 준비시키고, 예배의 시작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라고 전했다.
이 주보에서는 오르간 전주가 끝나고 윌리엄 버드W. Byrd의 'Viri Galilaei(갈릴리 사람들아)'를 합창단이 부르게 되는데, 백 교수는 "Byrd는 특별히 승천일 예배의 입례송으로 이곡을 작곡했음을 명시해놓고 있는데, 이처럼 매주일의 예배를 위한 세심한 음악의 준비는 현대의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라고 말했다.
'기도송과 응답송'에 대해 전하며 "'기도송과 응답송'은 인도자와 회중이 함께 주고받으면서 드리는 기도"라며 "영국 교회의 예배에서 볼 수 있는 고유의 장르로서 이 '기도와 응답송'에 많은 영국의 작곡가들이 곡을 붙였다. 이 '기도와 응답송'의 기도문에 지금까지도 수많은 작곡가들이 곡을 쓰고 있다"라고 했다.
또한 그는 '앤섬(Anthem)'에 대해 말하며 "'앤섬'이 연주되는 순서는 본래 봉헌 시간이다. 예배 음악들은 예배의 순서들을 충실히 뒷받침하는 기능 음악"이라며 "주보 순서 앤섬에 있는 'Let All the World in Every Corner Sing'은 조지 허버트의 시에 본윌리엄스가 곡을 붙인 '다섯 개의 신비한 노래' 중 마지막 곡 '안티폰(Antiphon)'이다. 부활의 사건과 부활하신 예수님과의 만남, 삶으로의 부르심에 대한 심오한 표현들로 가득 차있으며, 마지막 곡에서는 왕 되신 하나님에 대한 기쁨의 찬양을 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마지막으로 전통음악 예배의 현대적 재현과 그 구성을 통해 ▲선조들의 신앙과 예배의 핵심을 계승하고 새로운 세대에게 물려주는 일 ▲모든 세대가 같은 신앙 고백과 찬송으로 함께 참여하는 예배 ▲회중에게 보여주는 공연 성향 vs 회중이 참여하여 함께 올려드리는 예배의 방향성 ▲목회자와 음악가, 교회 스태프들의 협력, 전문성의 인정에 대해 고민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