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정전협정을 하루 앞둔 26일 북한이 황해도 장산곶에서 동해쪽으로 스커드계열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북한 매체는 정전협정 하루 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주한미군 타격 임무를 수행하는 미사일 부대 훈련을 참관했다고 밝혀 이날 훈련에 김 1위원장이 참가한 것을 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26일 21시40분께 황해도 장산곶 일대에서 동북방향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1발을 발사했다"며 "사거리는 500여㎞ 내외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항행금지구역 선포는 없었다.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은 사거리로 분석해볼 때 스커드C형(500km), 스커드ER형(700km) 등으로 추정된다. 합참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의도를 밝히는 한편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사일을 발사한 날이 정전협정 기념일(27일)을 앞둔 점을 들어 북한이 또 다시 미사일 도발을 한 것에 대해서는 남한은 물론 미국을 직접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정전기념일을 자신들의 승전일로 주장하며 한미를 겨냥해 주도권 잡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26일 논평에서 "(6·25전쟁은) 공화국에 대한 지배를 노린 침략자들의 날강도적인 무력침공으로부터 민족의 자주권과 영토완정을 수호하기 위한 정의의 전쟁이다. 미국과 남조선 괴뢰들이 '승전일'이라며 떠드는 것은 가련하기 짝이 없는 하나의 정치만화"라며 원색적인 비난도 서슴치 않았다.
이는 인천아시안 게임 참가를 통한 남북관계 개선을 언급하며 미사일을 발사한 데에는 전형적인 화전양면전술의 일환으로 합참은 분석했다. 또한 오는 8월 예정된 한미연합 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훈련에 대한 반발의 의미도 담겨있다고 합참은 내다봤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올해로 7번째며 총 13발을 발사했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규탄한 이후 처음이다.
북한은 발사 다음 날인 27일 노동신문을 통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미사일 발사를 참관했다고 공개하면서 "이날 발사 훈련에 남한 주둔 미군기지의 타격 임무를 맡은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력타격부대가 참가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훈련장소는 명시하지 않았지만 이번 미사일이 발사된 황해도 장산곶이라는 분석이다.
주한미군 또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커티스 M. 스카파로티(Curtis M. Scaparrotti) 한미연합사령관은 27일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열린 정전협정 서명 61주년 기념식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은 현재 유엔안보리 결의안을 위반하고 있고 국제 규범을 준수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