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태백시 상장동 상장건널목 근처에서 일어난 열차 충돌사고는 중부순환내륙관광열차가 신호를 무시하고 운행한 정황이 드러났다.
23일 태백 상장건널목 열차 충돌사고를 현장 조사한 태백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사고열차인 4852호 O트레인 열차에는 신모(49)기관사 혼자 운행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태백역을 이날 오후 5시44분께 출발한 1637호 무궁화호 열차에는 장모(39)씨 등 2명의 기관사가 열차를 운행한 것으로 드러나 '나 홀로 운행'이 사고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상장건널목 간수와 목격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영주와 제천을 거쳐 철암역을 출발한 관광열차는 가 문곡역에서 교행하지 않고 운행하는 바람에 일어났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경찰에 따르면 목격자 등은 "태백역에서 출발한 무궁화 열차가 상장건널목을 통과하기 직전 차단기가 내려오면서 경보음이 들렸지만 동시에 문곡역을 출발한 관광열차가 쏜살 같이 건널목을 지나친 뒤 곧장 충돌사고를 일으켰다"고 진술했다.
건널목 간수도 "관광열차는 문곡역에서 정차를 하고 기다려 그곳에서 무궁화 열차와 교행을 해야 하는데 신호를 무시하고 운행했다"며 "깃발을 흔들며 관광열차를 세웠지만 신호를 무시하고 막무가내로 통과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관광열차는 속도가 빨라 모자가 바람에 날릴 정도"라며 "관광열차가 문곡역에서 신호에 따라 대기를 했어야 함에도 이를 지키지 않은 점을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날 열차 충돌사고는 '나 홀로 운행'으로 인한 피로 때문에 졸음운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태백경찰서 관계자는 "기관사와 건널목 간수 등에 대한 조사결과 관광열차가 신호를 무시하고 문곡역에서 그대로 지나친 점을 감안하면 관광열차 기관사의 졸음운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고원인에 대한 현장조사는 태백경찰서가 담당했지만 철도사고인 점을 감안해 23일부터 철도경찰이 상장 건널목 열차 충돌사고를 전담조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태백경찰서가 조사한 결과를 모두 철도경찰에 인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