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서 500억원 이상 빌린 대기업 중 구조조정으로 선정된 곳이 34개사로 조사됐다. 건설사와 조선사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 이들 산업의 불황세를 보여줬다.
금융감독원은 20일 '2014년 대기업 정기 신용위험 평가'를 마치고 주채권은행이 금융권 신용공여액 500억원 이상 대기업 중 601개 평가 대상에 대한 신용위험평가를 완료했다. 이번 평가로 C등급과 D등급으로 분류된 34개 대기업이 구조조정대상으로 선정됐다. 평가 이전부터 선제적 구조조정에 나선 효과로 지난해 40곳 대비 6곳 줄었다.
금감원은 이들 기업에 대한 채권단의 경영정상화 계획이 단기 자금 회수보다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면서 주 채권은행들의 판단에 따라 회생 가능한 기업에 집중하면서 퇴출이 필요한 기업에 대해서는 과감이 정리하겠다고 금감원 관계자는 밝혔다.
업종별로는 건설사가 21개(C등급 4개, D등급 17개)로 제일 많았고 조선사가 3곳(C등급 1개, D등급 2개)으로 뒤를 이었다. 나머지는 철강 1곳을 비롯해 기타업종 9개로 나타났다.
워크아웃 추진 대상인 C등급 기업은 11개사, 였고 법원주도 구조조정 대상인 D등급에는 23개사가 들어갔다. 이들업체에 대한 전금융권 신용공여액은 3조5천억원 규모다.
건설, 조선, 철강업계의 부진세가 이번 평가에도 나타났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들 업계에서만 20여곳의 대기업들이 구조조정 명단에 올랐다.
또한 은행권에 대한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체 3조5천억원 규모 신용공여액 중 은행권 몫만 3조1천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4조5천억원보다 줄었지만 이들 금융권이 내야할 충당금은 5천억원 수준으로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란 추산이다.
금감원은 신용위험평가 직후 정상평가 A,B등급 기업이 회생절차를 신청하거나, 합리적 이유없이 워크아웃이 중단되는 경우 검사를 통해 사후관리의 적정성 등을 철저히 점검할 방침이다.
금융위는 "그동안 부실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추진, 주채무계열제도 개선에 따른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 계열사 증가 등으로 상당수 기업이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감원은 은행권에서 50억원 이상 빌린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위험 평가 결과를 오는 11월 발표한다. 지난해 112개 중소기업이 구조조정 대상에 들어간 바 있어 올해도 이와 비슷한 수준일 것이란 분석이다.